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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北 ‘경제번영’이 최상의 ‘체제안전’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3일(현지시각)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하면 미국의 대규모 대북 민간투자가 허용될 것이고 북한의 에너지망 건설과 인프라 발전을 위해 ‘엄청난’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북한에 대한 경제적 번영 협력’ 약속을 구체화한 것이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핵 폐기에 따른 경제적 보상과 관련, “우리는 최대한 빨리 북한에 무역과 투자를 개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의 2차 방북 이후 동시에 내놓은 조율된 메시지로 주목할 언급들이다.

북한 비핵화 보상과 관련한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비전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해제를 전제로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선 미국으로부터 가장 원하는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의 궁극적 목표가 체제안전에서 더 나아가 ‘경제 부국’ 달성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제재해제→경제협력→금융자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경제 병진 노선’에서 ‘경제 총력 집중 노선’의 변화를 천명했다.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시기(2016∼2020년) 내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한국은 물론 서방국가의 경협과 자본유치는 필수다.

대북 관여 정책이 본격화된 김대중 정부 때부터 북한이 도발을 멈추고 개방화를 선택할 경우 대규모 경제 지원책은 꾸준히 제안됐었다.

2000년 DJ의 베를린 선언은 정부 차원의 북한 사회간접자본 확충 지원을 비롯한 경협 안이 담겨 있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북한판 마셜 플랜’ 구상을 천명했고 2007년 10·4 남북 정상선언에도 광범위한 경협 사업을 담았다.

보수 정부들도 선(先) 북핵 폐기를 전제로 대북 경제 지원책을 내걸었다. 물론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방안은 남북 상호 불신으로 시동도 걸지 못한 채 좌초했다.

과거 북한이 대규모 경제 지원 유인책에도 불구하고 핵 포기와 개혁·개방 결단을 내리지 못한 건 외부 세계와 손잡고 문호를 열 경우 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힘들 거라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사력의 정점인 핵무기 보유에 매달린 이유였다. 그러나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에 이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결정까지 이르는 김정은 위원장의 언행은 핵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경제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으로 선회했다는 추정을 하게 한다.

미국 외교안보 수뇌부의 ‘북한 경제 번영 지원’ 발언은 김 위원장의 전략적 결단과도 호응하려는 메시지로 보인다

북한은 이참에 최상의 체제안전 보장책은 국제적 고립을 무릅쓴 핵 개발이 아니라, 국제 경제 망에 편입된 경제번영 노선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과 평양 회동에서 비핵화 이행을 위해 “종잇조각 보증서 이상의 무언가를 원한다”고 말했다.

2차 대전 때 독소 불가침 조약은 독일의 소련 침공으로 휴짓조각이 됐다.

미국의 대북 불가침 약속을 넘어 북미 수교를 바탕으로 한 광범위한 대북 경협과 투자가 ‘종잇조각 이상의 보증서’가 될 수 있다.

대동강 변에 트럼프 타워를 세우고 북한을 외부 세계와 연결된 정상국가로 연착륙시키는 것이 불가역적 비핵화와 불가역적 평화구조를 위한 잠금장치임을 트럼프 행정부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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