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 다 보실 수 있게 교문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놓아 주세요”
‘스승의 날’인 지난 15일 김포제일공업고등학교의 풍경은 여느 날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선생님들의 얼굴에는 꽃보다 더 아름다운 미소가 피어났다. 이유는 아침 일찍 보낸 사람 이름 없이 교문으로 배달 된 꽃바구니 때문이다.
이날 오전 7시 30분쯤 학교안전지킴이 한 선생님은 ‘축 스승의 날, 선생님 감사합니다. 졸업생 제자 드림’이라는 메모지가 있는 꽃바구니를 받았다.
꽃바구니에는 누가 보냈는지는 쓰여 있지 않고, “선생님들께서 다 보실 수 있게 교문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놓아 달라”라는 부탁만을 전달 받았다고 한다.
이 소식을 접한 교직경력 28년차의 송모 선생님은 “갈수록 교권이 무너지고 있는 때 졸업생의 뜻하지 선물을 받고 보니 아침 출근길 마음이 따뜻하고 힘이 났다”라고 했다.
올해 이 학교에 처음 교사로 임용이 된 이모 선생님은 “어릴 때부터 교사가 꿈이었고 교원임용고사를 준비하며 교사로서의 꿈을 키웠는데 막상 학교 현장에 와 보니 교사로서 보람보다는 많은 좌절을 느꼈다”고 토로하고 “하지만 진심어린 꽃 선물 소식을 듣고 마음이 뭉클해지며 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승의 날’ 본래 의미가 점점 퇴색하고 있는 요즘 한 졸업생의 훈훈한 선물로 김포제일공고의 아침은 꽃보다 아름다운 미소가 가득했다.
/김포=천용남기자 cyn5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