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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골목길, 도시 속에 그 매혹

 

소소한 일상의 작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골목길 속 카페문화가 도시의 문화코드로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의 익선동, 북촌과 서촌 등 ‘큰길에서 들어가 동네 안으로 이리저리 통하는 좁은 길’이 젊은 창업가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화제의 명소로 만들어지고 있다.

전주시의 발표에 따르면 전주한옥마을은 2017년 1천109만 7천33명의 관광객이 찾았다고 한다. 그리고 해마다 관광객들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이렇게 관광객들이 많이 오다보니까 어느 카페나 사람들로 늘 붐비고 있다.

근처에는 ‘남부시장 청년몰’이라고 하는 옥상을 골목길로 재현해낸 공간이 있다. 청년몰 32개 상점은 저마다 개성이 가득한 곳이다. 작가들이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작가공방 그리고 색다른 디자인이 눈길을 끄는 카페들이 모여 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한 곳에서 아기자기한 골목길 카페 등을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라서 남녀노소 구분 없이 찾고 있다. 가끔 야외 공연장에서 개최되는 버스킹 콘서트도 볼 만 하다. 이곳은 청년상인협의회가 주관한다.

청년몰은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 사업(문전성시)’으로 시작되었다. 패션, 책, 핸드메이드 제품 등 톡톡 튀는 상점들이 입주하고 갔다 온 이들의 입소문을 통해 전주시의 도시 브랜드 중 하나가 된 것이다.

청년들은 비록 자본은 없으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있고 그래서 이러한 기본을 바탕으로 아기자기한 골목상권을 만들 수 있었다. 그들의 ‘적당히 벌고 아주 잘 살자’라는 도전은 지금도 현재 진행 중이다.

부산시 진구 전포동에 위치한 카페거리는 인근의 서면 젊음의 거리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많은 이들이 많이 찾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작년 2017년 꼭 가봐야 할 전 세계 52개 장소로 부산을 추천했고 그곳이 바로 이곳 전포 카페거리이다. 부산은 48위에 꼽혔다.

전포동 점포들은 각자가 특색이 있는 디자인을 추구하면서 색다른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좁은 골목으로 어두운 상권이었지만 차츰 분위기가 있는 카페들이 들어섰다. 그리고 지금은 도심 속 골목길 개성을 갖춘 독특한 디자인의 아기자기하면서도 이색적인 카페와 식당, 수공예점 등이 모여들었다.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매우 자연스럽게 이곳이 개성이 있는 카페거리가 형성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독창적인 해안 도시로서의 풍경과 함께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도시의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고 평가한다.

도시 골목길 상권에 개성이 있는 공간들이 생긴다는 것이 지역을 활성화시키고 지역민들의 욕구를 해소한다는 데 있어서 고무적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한적한 카페에서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맛보는 희망에서 이제 골목길이 사람만 모으는 기술에 의한 집착에 의해 지나친 관광지화(touristify)가 된다는 것이다. 도시관광과 음식은 상호 연계 고리가 깊지만 SNS에서 ‘맛집’으로만 검색되는 비중이 계속 높아지면서 음식의 소비로만 흘러가는 ‘푸디피케이션’(foodification)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한 것 중에 하나 전국 각지에 이태원 ‘경리단길’의 유명세를 남용하면서 골목길의 개성이 없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태원 ‘경리단길’이 원체 유명해져 각 지역마다 ‘○단길’이라는 명칭을 부여했다. 도로를 리모델링한 중림동 서울로 7017의 ‘서울 중리단길’, 전주의 객사 웨딩거리의 ‘객리단길’, 울산 꽃바위의 ‘꽃리단길’, 대구 대봉동의 ‘봉리단길’, 광주 동명동의 ‘동리단길’, 부평 문화의 거리에 위치한 ‘평리단길’, 부산 망미동의 ‘망미단길’ 황남대총의 경주 ‘황리단길’ 등이다. 그래서 무분별한 개발에 저항하는 ‘망리단길 싫어요’라는 서명운동까지 있었다.

골목길 상권의 관광지화는 무분별한 프랜차이즈의 확장과 지나치게 상업적인 식문화가 지속적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서 카페 공동체의 매력도 점차 소멸된다. 골목길 속 잡화점, 서점, 문구점, 식당, 카페 등 기존상권이 위축되어 임대료 상승에 따라 떠나게 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나타난다.

이렇게 되면 ‘골목길’ 특유의 아기자기한 매혹이 없어지고 자본의 논리에 의해 상권만 대형화되는 단점이 있다. 소상공인의 꽃인 골목길 문화가 약해지면 도시 분위기도 고유성이 없어질 수 있는 것이다. 도시의 자부심이 되고 지속가능한 개성을 발휘하는 골목길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 골목길 공동체들의 일치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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