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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은 인간의 인식 체계를 반영한다. 전공하지 않은 사람도 검은색은 어둠, 빨간색은 열정, 녹색은 숲과 연계하는 것만 보아도 그렇다. 이처럼 머릿속에 고정관념으로 박힌 빛깔을 기억색(memorial color)이라고 한다. 흔히들 노랑 주황 빨강 계열은 따뜻한 색으로, 파랑이라면 차가움을 연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색깔에 대한 관념은 국가별로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의복과 예식 등에 쓰이는 색상이 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노란색이 대표적이다. 중국에서는 고대부터 부의 원천인 땅과 황금을 나타내는 색이라 해서 황제의 색으로 여겼다. 반면 서양에서는 경계와 멸시를 상징하는 색이었다. 중세 화가들은 예수를 배반한 유다의 옷을 노란색으로 칠했을 정도다.

빨강도 마찬가지다. 신성, 경건함, 열정, 빛을 뜻하기도 하지만 악마와 지옥 불, 퇴폐미, 수난, 어둠을 상징하는 색이라 여겨 그렇다. 이 같은 색깔이 정치에 사용된 역사는 매우 깊다. 그 중에서도 빨강은 고대국가 시절부터 왕과 귀족의 상징으로 사용됐다. 그러던 것이 중세 프랑스 혁명이후 ‘자유’로 인식됐고, 러시아 혁명에선 사회주의의 상징이 되었다. 또 파랑 역시 12세기부터 주목받기 시작해 꿈·명예·희망을 전달한다는 이유로 순수함과 남성성·엄격함·지성의 표상이 됐다. 정당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색도 이 두 가지다. 그리고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 영국의 보수당과 노동당의 상징색깔에서 보듯 전통적으로 ‘보수는 파랑, 진보는 빨강’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진보에 노랑만 보태면 한국 정당도 6년 전까진 그랬다. 민정당부터 한나라당까지 줄곧 파란색을, 진보정당들은 노랑과 빨강을 썼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뒤바뀌었다. 보수가 빨강이고 진보가 파랑이 된 것이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색깔 마케팅이 한창이다. 그러나 선거 운동원 단복을 보면 여당인 진보는 파랑색을 쓰고 있으나. 정작 제1야당인 보수당은 붉은색 대신 흰색을 쓰고 있다. ‘색깔’이 ‘언어’보다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음도 알텐데 말이다, 전직 대통령의 색 ‘빨강’이 한과 눈물의 색이 되어 버려서 그런가./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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