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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한국은 테러청정국가?

 

최근 호주의 국제 비영리기구인 ‘경제평화연구소(IEP)’가 분석한 ‘국제 테러지수(Global Terrorism index)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테러가 전혀 없었던 국가, 즉 ‘테러청정지대’로 분류하고 있다.

오늘날 특정 국가를 막론하고, 지구촌 곳곳에서 수많은 테러가 발생하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우리 한국은 테러가 일어날 수 없을 만큼 치안이 확실한 나라로, 세계에 치안강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실로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겠다.

하지만 경찰서에서 관내 대테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필자는 다른 한편으로 ‘테러청정국가’라는 타이틀 뒤에 숨은 위험성에 대해 생각해 본다.

첫째, ‘테러청정국가’는 달리 말하면 테러대응의 실전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우리가 테러청정국가로서 위상을 드높인 데에는 오늘도 각자의 위치에서 부단한 테러예방활동을 통해 테러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는 데 기여한 각 부처 대테러 전문기관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적으로도 그 능력을 인정받으며, 실전과 같은 훈련으로 매일 피땀 흘리고 있는 한국의 대테러 부대가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테러가 발생한다면 우리가 계획하고 훈련한 대로 상황이 흘러가는 것은 아닐 것이며, 우리에게 테러 대응의 경험이 없다는 것은 실전에서 더욱 뼈아픈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만 할 것이다.

둘째는 바로 국민의 테러 불감증이다. ‘테러청정국가’로서 국민들 사이에 당연히 테러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만연하다는 것은 테러예방에 가장 큰 힘이 되어줄 국민의 눈과 귀가 닫혀버렸다는 점을 의미한다.

의심이 되는 인물이나 사물을 발견했을 때 테러에 대한 경감심이 있는 국민이라면 신고를 우선시 하겠지만, 현재 우리와 같이 테러불감증이 만연한 사회에서는 무심코 지나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

최근 우리한국은 전쟁 뿐 아니라 테러의 가장 큰 위협요인이 되어왔던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 화해와 평화모드로 전환되는 어쩌면 역사상 가장 중요할 수 있는 기로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연일 매스컴에서는 남북정상회담, 북한의 비핵화 행보 등을 보도하고 평화가 올 것이라는 믿음과 소망을 담은 기사들로 도배되는 가운데 국민 모두가 들떠있는 듯 하다.

그러나 이러한 보도 등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고 있지만 여전히 국제사회 이면에서는 중동국가의 이권 및 종교문제로 인한 분쟁이 계속되고 있으며, 극진 수니파 무장단체인 IS조직과 그 추종세력 역시도 최근까지 끊임없이 지구촌 곳곳에서 테러공격을 감행하며, 자신들이 건재함을 알리고 있다.

또한 다문화 되어가는 한국사회 내에서의 인종차별과 갈수록 심화되는 빈부격차,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갑질, 이성간 혐오, 흙수저 논란 등의 일련의 사회문제들은, 사회에 반감을 가진 자국민에 의한 자생적 테러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신호를 계속해서 우리에게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테러는 무엇보다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미 발생한 테러는 복구에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특히 한 번 싹트기 시작한 테러에 대한 사회적 공포는 쉽게 해소되지 않으며, 이는 반드시 국가 경제력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귀결된다는 것은 굳이 겪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테러청정국가?” 맞다. 정말 자랑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필자는 테러에서 모두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지금 이 시점이, 언제든 테러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시기일 수 있다는 테러 경각심을 국민 모두가 다시 한 번 확고히 새겨야 할 때이며, 이 땅에서 테러는 절대 일어날 수 없도록 더욱 높은 관심과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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