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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서호 인공섬, ‘철새들의 낙원’으로 부상

정조시대 축조된 농업용 저수지… 1996년에 조성
먹이 풍부·사람 위협 없는 환경 ‘도래지’로 변신
느릅나무 등 수백 그루에 8천여 가마우지 둥지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에 있는 ‘서호 인공섬’이 새로운 철새도래지로 주목받고 있다.

수원화성 서편에 있는 서호(西湖)는 정조시대(1793년) 축조된 농업용 저수지 축만제(祝萬堤)의 다른 이름으로, 시가 1996년 서호공원 조성 당시 나온 준설토를 활용해 서호 한가운데에 인공섬을 만들었다.

서호공원으로부터 150m 이상 떨어져 일부러 배를 타고 들어가지 않는 이상 접근이 어려운 면적 1만2천㎡의 인공섬으로, 시는 흙더미뿐인 섬에 아카시나무, 느릅나무 등 수백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먹이가 풍부하고 사람의 위협이 전혀 없는 환경 탓에 겨울 철새 민물가마우지의 도래지가 됐고, 흰뺨검둥오리, 큰기러기, 쇠기러기, 비오리, 청둥오리 등 겨울 철새도 찾아오고 있다.

수원시는 최근 가마우지 배설물이 나무를 덮어 숲 전체가 하얗게 보이는 백화현상이 발생하자 환경단체, 조류 전문가 등과 조사단을 꾸려 지난 1일 서호 인공섬 실태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서호 인공섬 안에 아카시나무를 중심으로 느릅나무, 버즘나무 등 15종의 나무와 명아주, 애기똥풀 등 지피류 32종이 자라는 것을 확인했다.

또 가마우지가 1천700여 개 둥지를 틀고 있었고, 둥지 안에는 가마우지 새끼 2∼3마리가 자라는 것이 확인돼 조사단은 섬 안에 총 8천여 마리의 가마우지가 사는 것으로 추산했다.

또 섬 안에 말라죽은 나무가 다수 발견됐지만 대부분 강한 바람에 뿌리가 뽑히는 등 자연현상에 의한 것이었고, 가마우지 배설물에 의해 죽은 나무는 10여 그루 안팎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단에 참여한 장진문 한국교원대 연구원은 “서호 인공섬은 오랜 시간 사람의 발길을 피해 자연적으로 형성된 철새도래지”라며 “사람에게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는 상황이므로 지나친 관리보다 자연 상태 그대로 두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시 관계자는 “서호 인공섬은 도심에서 보기 힘든 내륙습지로 겨울 철새가 사람의 간섭없이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생태환경이 조성됐다”면서 “현 상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만 강화해 수원의 대표적인 철새도래지로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최영재기자 c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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