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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고교학점제, 그 성공을 위한 과제

 

올해 3월 광명에서 방과 후 ‘꿈의 대학’ 43개 강좌가 개강되었다. 여기에 광명지역 고교생의 약 10%인 1천여명의 학생들이 수강하였고 학생들의 열의도 대단하다. 일부 학생들은 먼 거리도 마다않고 수업을 위해 찾아온다. 반면, 학교 정규과정에서 대학 진학을 원하는 다른 학생들을 위하여 묵묵히 숨죽이고 인내하며 ‘그냥 자리를 지키는’ 비진학 학생들이 너무 많다. 참으로 미안한 일이다.

게다가 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조차도 경직된 교육과정과 학교 여건상 자신의 진로와 관련한 과목 선택의 기회가 충분하지 않다. 무언가 시스템에 문제가 있음이 틀림없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현 고등학교 정규교육과정에서 학생들의 과목선택권이 거의 없고,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관계없이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수업시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고교학점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한국적 상황에서 최적의 고교학점제는 학생을 중심에 놓고 단위학교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모든 학교와 지역사회의 물적·인적 자원을 총동원하여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것이 개방형 고교학점제이다. 그러나 이 제도가 성공하려면 해결되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첫째, 고등학교 최소이수단위를 204단위에서 180단위로 낮추어야 한다. 204단위는 하루에 6.8시간씩 3년간 꼬박 수업을 받아야 하는 수업 시간이다. 이를 위해 학생들은 쉬는 시간 10분에 짧은 점심시간으로 매일 같이 빈틈없는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학교는 교직원회의시간 조차 확보가 힘들다. 180단위는 하루 6시간씩 3년을 이수해야 하는 시간이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학생들의 휴식과 이동시간이 필요하고, 여러 과목을 가르쳐야 하는 교사들의 교재연구 시간이 확보되어야 한다.

‘Less is More’, 즉 적게 가르치고 많이 배운다는 이 말이 미래교육의 방향을 말해준다. 쉼과 여유를 통해 충분히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이로써 창의성과 상상력이 키워질 수 있다고 본다.

둘째, 대학입시를 고교학점제 친화형으로 개편해야 한다. 고교학점제는 현 대학입학 수시전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더 나아가 대학입시는 희망 학과와 관련된 학생의 선택과목 이수 여부와 그 과목들의 절대평가 성적만으로 가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지역적 특성을 잘 알고 있는 교육지원청과 학교가 공동 추진 주체가 되어야 한다. 지역 단위에서 학교와 교사들이 협력하여 공동으로 문제를 해결도록 적극 도와야한다. 교사들은 늘 업무적으로 바쁘고 피로하다. 그동안 많은 정책이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현장의 의견을 듣지 않았고, 교사들을 설득하지 못했으며, 언제나 교사들을 피동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육지원청과 학교의 공동추진협의체를 활성화하고 행·재정적으로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넷째, 국가수준에서 양질의 온라인 공개 강좌를 개설해야 한다. 학교간 거리가 멀거나 농어촌 및 도서지역에서는 정규시간에 교실에서 교사의 안내로 국가에서 제공한 온라인 공개강좌를 수강할 수 있다.

다섯째, 학교별 교과교실과 도서실, 휴게실을 확보하도록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 국가와 도교육청이 기본 소요예산을 지원하고, 추가 부족 예산은 교육지원청과 지자체의 상호 협력을 통해 확보하여 지원할 필요가 있다.

여섯째, 고등학교 선생님들의 공감대 형성과 불안감 해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고교학점제의 배경과 비전에 관한 홍보를 강화하고, ‘진로상담’ 혹은 ‘과목선택설계’ 과목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하여 수업시수가 적은 교사들이 이 과목을 맡아 학생들의 과목선택을 안내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고교학점제는 꼭 성공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일반계 고교 관련 모든 정책 사업들을 고교학점제 추진으로 일원화하여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이유는 2022년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고 그동안 교육부가 추진해왔던 일반계고 역량강화, 교과교실제, 교과중점학교, 교과특성화, 진로집중과정 등은 고교학점제 성공을 통해서 그 목적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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