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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마이너스 투어, 이대로 좋은가

 

중국의 관광 업무를 총괄하는 정부기관인 국가여유국은 지난 7일 충칭에서 그동안 금지했던 한국 단체여행을 허용키로 했다. 이는 베이징, 산둥, 우한에 이은 추가적인 한한령(限韓令) 해제 조치로 한국행 단체관광의 전면 해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과거 우리나라 인바운드 관광의 고질적인 병폐는 지속되고 있다. 단체관광 금지조치 해제와 맞물려 최근 중국 현지 여행사가 약 5만원의 한국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등 저가·저질 상품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료, 숙박비, 체제비 등을 고려하면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금액이다. 소위 말하는 마이너스 투어의 전형적인 형태이다.

마이너스 투어는 항공료, 숙박비, 체제비 등 기본적인 여행경비도 충당되지 않은 저가 해외 단체관광 상품이다. 다시 말해, 관광객이 지급한 여행비용이 항공료, 숙박비, 체제비 등의 관광비용보다 적다는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욱 심각하다. 현지 여행사는 관광객을 모객하고 목적지 여행사, 소위 말하는 랜드사에 항공비를 제외한 지상비(목적지 국가에서 발생하는 숙박비, 체제비 등 전비용)를 모두 전가한다. 수익구조가 나빠지자 랜드사는 그동안 지급하던 일비를 없애고 불공정 수익구조에 대한 책임을 가이드에게 다시 전가한다. 어쩔 수 없이 가이드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제대로 된 여행보다는 쇼핑과 선택관광(option tour)을 위주로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밖에 없다. 쇼핑과 선택 관광의 커미션과 지원금이 가이드의 손실을 메울 수 있는 주요 수입원이기 때문이다. 자체 모객 능력이 없는 목적지 여행사는 현지 여행사에 관광객 1명당 일정금액(인두세)을 지급하는 사례까지 성행하고 있다. 이런 불공정 관광은 비단 인바운드 관광뿐만 아니라 아웃바운드 관광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여행과정에서 관광객과 가이드의 마찰은 불에 본 듯 뻔하다. 과연 이런 여행과정에서 관광객은 만족할 수 있을까?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와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료에서 그 결과를 찾아볼 수 있다. 최근 1년 내 해외 단체관광을 다녀온 4천514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였다. 가장 높은 점수를 차지한 여행사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62.9점에 불과했다. 지역별로도 대양주(65.2점), 미주(64.8점), 유럽(62.9점) 순이었으며, 동남아는 62.7점으로 나타났다. 동남아 단체관광의 만족도가 낮은 이유는 과도한 쇼핑과 선택 관광 때문이었다.

이 같은 마이너스 투어의 성행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여행사간의 과당경쟁을 주요 이유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남아 관광시장 자체가 관광객 수요보다 여행사 공급이 늘어나면서 과다 출혈 경쟁이 발생하였다. 또한 일부 저가상품의 경우는 랜드사의 요구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랜드사는 자체 모객 능력이 없어 지상비가 0원에 불과하더라도 영업활동을 위한 관광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패키지 등 단체여행보다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사람이 늘면서 여행관련 시장 자체가 어려워진 것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여행사가 과거처럼 이윤을 남기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해외 단체관광보다는 개별관광이 75%로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국제관광은 안전 등의 이유로 단체관광에서부터 시작한다. 단체관광이후 개별관광으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결국, 단체관광에서의 불만족은 개별관광으로 연계될 수 없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한때 관광업계에서는 중국의 사드에 따른 한한령 이후 회복시기까지 우리나라 관광의 전반적인 체질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자성론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또한 지나갔다. 지금 우리나라는 6·13 선거준비에 한창이다.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인 제주도의 후보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마이너스 투어 등의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단지 선거용 정책, 공약이 아닌 우리나라 관광발전을 위한 지속가능한 해법이 모색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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