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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남북회담과 선거에 물가는 팽개쳤나

시장과 마트 그리고 음식점을 다니다 보면 안 오른 게 없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했다지만 실제 서민들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는 보통 20~30%는 오른 듯 하다. 게다가 기름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금리와 원화 강세 등 트리플 악재로 서민들의 삶이 힘겹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지난달 소비자가 많이 찾는 다소비 가공식품 30개 판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전년 대비 최고 1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콜라가 11.9% 상승했고, 이어 즉석밥 8.1%, 설탕 6.8%, 우유·어묵이 5.8% 올랐다. 간장(4.3%)과 참기름(2.1%)도 가격이 뛰었다. 그런데도 안팎에서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 온통 눈과 귀가 쏠리고, 경제는 아예 안중에도 없는 듯한 인상이다.

6월 선거가 다가온 가운데 일부에서는 신흥국의 6월 위기설까지 터져나온다. 1천조가 넘었다고 큰일났다던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치인 1천400조원이 넘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물가마저 하늘을 모르고 요동치고 있으니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소비부진까지 이어져 경제의 부익부빈익빈은 날로 심화된다. 그나마 지갑을 닫아 내수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업률은 증가하면서 일자리와 소비·투자가 동시에 움츠러드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오죽하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선 공약인 최저임금 1만원 달성 시기(2020년)를 늦춰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겠는가. 그는 지난 24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최저임금 목표연도를 인위적으로 맞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수준을 결정할 때 고용에 미치는 영향과 사업주의 부담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가격(임금) 인상이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데는 시차가 있다”는 말도 했다. 전날(23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최저임금 인상 목표연도는 신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에 관해 총책임을 져야 하는 경제부총리의 입에서 이같은 발언이 나온다는 것은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래서 김 부총리의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은 매우 적절한 지적이다. 대통령 공약이라고 해서 최저임금 1만원 달성에 무리수를 둔다면 또다른 폐해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최근의 전방위에 걸친 물가인상 러시도 최저임금 인상이 주된 원인이다. 남북회담도 좋고 북미회담도 좋지만 경제 관료들은 시장을 한번 돌아봤으면 좋겠다. 책상 머리에 앉아서 대책을 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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