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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칼럼]이사를 겁내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사 간다니까 너무 우울해 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른들도 이사나 이직 등 새로운 곳에 적응하기가 어려운데 아이들은 오죽할까요. 익숙한 동네, 친한 친구들과 이별하고 새로운 장소, 새로운 사람들과 친해져야 하는 상황이니 유아기 아동기 아이들에게는 큰 불안과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선천적으로 ‘위험 회피’ 기질을 가진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의 변화를 가져오는 이사를 더 힘들어할 수 있습니다. 위험 회피 기질은 성격 연구 분야의 권위자인 미국 정신과 의사 로버트 클로닝거(Robert Cloninger) 박사가 외부 환경에서 오는 자극에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따라 분류한 4가지 기질들 즉 ‘자극추구, 위험회피, 사회적 민감성, 인내력’ 중 하나입니다.

‘위험 회피’ 기질의 아이들은 신중하고 내성적이라 수줍음을 많이 타므로 낯선 곳에 적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쉽게 피곤을 느끼고, 새로운 것보다 익숙한 것을 좋아해서 ‘이사’라는 변화에 큰 부담을 느낍니다.

아이가 이사에 거부감을 보이더라도 “남들 다 하는 이사인데 뭘 그렇게 겁내니?”라는 말로 아이의 감정 표현을 막아버리면 안 됩니다. 아이의 불안은 쉽게 사라지지 않거든요.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이사 전에 우리 아이의 불안감을 덜어줄 수 있을까요?

첫째, 아이의 불안을 경청해 주세요. “경청이란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잘 집중하여 들어 상대방이 얼마나 소중한지 인정해 주는 것”(좋은나무성품학교 정의)입니다. 아이와 눈을 맞추고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세요. 부모로부터 경청의 느낌을 갖는 아이는 건강한 자존감을 형성하며 자신을 둘러싼 타인과 환경에도 신뢰감을 갖습니다. 경청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경청의 법칙-그랬구나x3’을 실천해 보세요.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도록 세 번 이상 아이의 감정을 공감해 주세요. ‘그랬구나’ 세 번으로 경청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답니다.

둘째, 아이의 친구들을 초대해 ‘특별한 송별회’를 만들어 주세요. 아이가 친하게 지낸 친구들을 초대해 ‘송별회’를 열어주면서 이별이 줄 상실감을 다독여 주세요. 친구들에게 공식적으로 이사 간다고 알리면 아이는 이별을 이성적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친구들과 송별회를 가지면서 서로 축복해주며 헤어질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헤어짐도 좋은 성품을 만드는 ‘추억’이 될 수 있답니다.

이사를 가서도 새로운 동네와 학교에 쉽게 적응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첫째, 아이에게 ‘긍정적인 태도’를 가르쳐 주세요. ‘긍정적인 태도란 어떠한 상황에서도 가장 희망적인 생각, 말, 행동을 선택하는 마음가짐’(좋은나무성품학교 정의)입니다. 긍정적인 성품을 가진 아이는 낯선 상황을 쉽게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상황이 어떠하든 그 속에서 가장 희망적인 생각을 선택하고, 가장 희망적인 말을 하며 적응합니다.

긍정적인 태도를 가르치려면 부정적인 언어를 멈추고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부정적인 언어를 부모가 먼저 멈추고 오히려 “잘 될 거야, 충분히 잘하고 있어” 같은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하세요. 부모가 먼저 시작하면 아이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습관이 생긴답니다.

둘째, 새로운 동네와 학교 주변을 함께 다니면서 친숙해지도록 도와주세요. 새로 이사한 동네와 학교를 천천히 둘러보며 아이가 새로운 환경을 편안하게 인식하도록 도와주세요. 등하교길, 동네 상가 가는 일, 동네 공원 가는 길을 함께 찾아다니며 혼자서도 충분히 다닐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세요.

새로운 곳에서 겪을 일을 미리 알려주고 그 대처방법도 가르쳐주세요, 길을 잃으면 당황하지 말고 엄마한테 전화하도록 일러줌으로써 아이가 안심하도록 해주세요.

이사는 친숙한 환경을 떠나는 경험과 낯선 환경을 받아들이는 경험을 동시에 갖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런 기회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미래의 주역이 가져야 할 ‘사회성’을 키울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며 더욱 성숙해질 아이들의 ‘좋은 성품’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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