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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청소년은 자기 삶의 주인이다

 

 

 


사람들은 5월을 떠올리면 으레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을 떠올리곤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실 중 하나는 5월이 국가에서 정한 ‘청소년의 달’이라는 사실이다.

‘청소년의 달’은 청소년기본법에서 정한 기념의 달로 해마다 5월이다. 청소년의 능동적이고 자주적인 주인의식을 고취하고, 청소년 육성을 위한 국민의 참여 분위기를 조성할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1967년 농촌생활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세계적 청소년민간단체 4H(두뇌(Head), 마음(Heart), 손(Hand), 건강(Health))클럽 회원을 상징하는 4H달 행사로 치러지기 시작한 뒤, 1980년부터 지금의 청소년의 달로 바뀌었다.

우리나라에서 청소년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게 된 시기는 1948년이다. 이때엔 특별히 정책을 조정하는 행정기구나 전담기구 조차 없었고 이렇다 할 구체적 정책 또한 없었다. 이후 청소년보호대책위원회가 설치되었지만, 청소년의 긍정적 측면보다는 부정과 비행 대상으로 삼아 ‘보호’와 ‘선도’의 대상으로 바라보았고 각종 청소년정책에도 그대로 반영돼 청소년들의 역량을 증진하는 사업보다는 규제와 선도를 위한 사업들이 많았다.

1987년 청소년육성법이 본격적으로 제정 및 공포되면서 청소년을 더 이상 잠재적 문제아가 아닌 우리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자 자기 삶의 주체로 생각과 꿈을 펼쳐나갈 수 있는 존재로 보는 새로운 시각의 수립과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졌다.

이후 청소년기본법 제정(1991년 12월), 청소년위원회 설치(2005년 4월), 학교 밖 청소년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2014년 5월) 등 청소년 의식, 욕구 등의 변화에 따라 청소년정책 또한 유동적으로 변천해 왔다.

주요 청소년정책이 수립되고, 한국청소년기본계획(1992~2001)과 제1,2,3,4,5차 청소년(육성)정책기본계획을 거쳐 제6차 청소년정책이 시행되는 2018년까지 70년의 세월동안, 청소년들은 세계 청소년들과 견줄 만큼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크게 성장했지만 청소년에 대한 사회와 국가의 인식은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청소년들 중 45%가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며, 결혼 후 아이를 꼭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2017 청소년실태조사)할 만큼 청소년들의 가치관은 우리들의 생각보다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그 형태와 유형이 다양화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가 청소년을 바라보는 시각과 정책들은 여전히 ‘학교’와 ‘학업’라는 틀에 맞추어 그들을 바라보고 있다.

이러한 시각들로, 평일 여가시간이 2시간 미만인 청소년이 54.3%(2016년 아동·청소년 인권실태조사), 일상생활 중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는 청소년은 8.5%(2017 청소년실태조사)에 불과하다. 청소년들이 당연하게 누려야할 권리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함에 따라 성인들은 ‘자유와 책임’이라는 명목하게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여가·휴식시간 조차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3차 산업에서 4차 산업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교육을 비롯한 전 분야가 들썩이고 있다. 또한 2018년 다문화 청소년이 10만명을 넘어서고, 학교 밖 청소년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청소년의 유형과 변화가 예상되는 기로에 서있는 지금, 지금이야말로 다시한번 우리사회가 청소년에게 내밀고 있는 잣대와 인식을 점검해 볼 적기이다.

청소년들은 그동안 아주 많은 사례들을 통해 우리 사회에 그 존재감과 가능성을 알려왔다. 하지만 우리는 청소년들을 그저 ‘미성숙한’, ‘아직은’, ‘학생은 공부를 해야지’라며 기존의 껍질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껍질을 만들 수 있는 탈피의 기회를 가로막고 있었던 건 아닐까. 우리사회에 건강한 청소년들이 늘어나기 위해선 무엇보다 국가와 지역사회, 학교, 가정에서 청소년들의 탈피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지지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미래는 오늘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듯, 청소년들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 자신의 삶을 성장시킨다면 단단한 껍질을 방패삼아 그 어떤 시련에서도 자신을 사랑하고 이웃을 생각하고, 국가를 아끼는 멋진 청소년으로 성장할 것이다.

청소년들이 세상 속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그들의 참여가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는 한 뼘 더 성장한 시선과 따뜻한 격려로 청소년들에게 큰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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