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유통업계가 월드컵 특수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이달 14일부터 개막하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이같은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2월 9∼25일)에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맥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2% 늘었으며 안주류와 스낵류도 각각 13.1%, 8.3% 증가했다.
즉석밥(햇반류)과 레토르트 상품 등 간편식 매출은 25.0%, 냉동식품은 20.7% 늘었다.
대형 국제대회 때는 큰 화면으로 시원스럽게 경기를 관람하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전자 제품 매출도 눈에 띄게 증가한다.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이마트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2.8% 늘었지만, TV만 놓고 보면 전체 매출신장률의 2배가량인 59.0%나 증가했다.
영상기기와 연결해 감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사운드바, 대형 스크린으로 영상을 즐길 수 있는 빔프로젝터 등 영상주변기기 역시 평창올림픽 기간에 구매고객이 200% 이상 증가하며 반짝 특수를 봤다.
롯데하이마트에서도 2014 브라질 월드컵 직전 한 달간 TV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5% 늘었고, 2016 리우 올림픽 직전 한 달간에도 TV 매출이 10% 증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TV의 경우 평창올림픽 기간 다양한 프로모션 등이 진행되면서 TV 교체를 미뤄왔던 잠재적 수요까지 반영돼 구매고객이 199% 증가했고, 매출은 59%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직전인 2014년 브라질 월드컵(6월 13일∼7월 14일)에는 대부분 경기가 심야와 새벽 시간대에 치러졌지만, 우리나라 대표팀 경기가 있는 날에는 거리응원이 벌어진 서울 광화문 주변 편의점 매출이 급증했다.
편의점 CU(씨유)에 따르면 한국팀 조별리그 세 경기가 치러진 3일간 거리응원이 진행되면서 광화문 인근 점포의 심야 시간(자정∼오전 8시) 매출은 전월보다 10배가량 늘었다.
생수와 커피, 맥주, 에너지음료, 이온음료 등 마실 거리가 특히 많이 팔렸고, 마른 안주류와 스낵류, 간편식(김밥, 삼각김밥 등) 매출신장률도 높았다.
세븐일레븐에서는 새벽에 경기를 본 뒤 간단하게 아침밥 대신 먹을 수 있는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 간편식 매출이 21.5% 증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내수 경기 부진으로 유통업계에서는 이렇다 할 성장 동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국민의 관심이 큰 러시아 월드컵이 매출을 끌어올리는 ‘가뭄의 단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