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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제되고 차별받는 여성·이주민·노동자 카메라를 들이대다

공간이다, ‘타자의 초상’ 전시
사진인문연구회 백인백색 주최
강용석·김혜원·조현아·차경희
소외된 사회적 약자 담아내
“산업자본주의 사회 이면·허상‘우리’의 가치 확인하는 자리”

 

 

 

하남의 복합문화공간 공간이다는 다음달 6일까지 ‘타자의 초상’ 전시를 개최한다.

사진인문연구회 백인백색이 주최한 이번 전시는 강용석, 김혜원, 조현아, 차경희 작가가 참여해 여성, 이주민, 노동자 등과 같이 권력의 중심에서 소외되고 배제되어 차별받고 억압당하는 타자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소개한다.

강용석 작가는 1984년 동두천 보산리 미군 부대 근처 술집에서 촬영한 ‘양공주’의 초상사진을 통해, ‘양공주’가 한국사의 치부를 드러내는 존재로 한국 사회의 구성원이 되지 못하고 사회적 천민으로 배제됐음을 보여준다.

특히 작가는 위압적이고 당당한 모습의 미군병사와 무표정이거나 슬픔이 배어나오는 양공주의 초상을 통해 한미 간 힘의 불균형과 불평등을 드러낸다.

김혜원 작가는 1997년 전북 진안군 ‘용담’ 지역의 수몰민을 촬영했다.

산업화 과정에서 중심의 질서에 포섭되지 못하고 주변으로 배제된 채 소외를 받아온 수몰민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산업화 시대가 양산한 이산민(離散民)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수몰민들의 고향에 대한 정서적 유대간에 집중한 김혜원 작가는 안방, 마당, 집, 논밭을 배경으로 그들의 삶을 기록하며 이들의 정체성을 드러낼 뿐 아니라 거울과 액자, 시계와 달력, 십자가와 성모상, 성냥갑과 모기장, 텔레비전 등의 가재도구를 소재로 사용해 장소성을 부각했다.

조현아 작가는 미군기지가 인접한 동두천 보산동에 거주하는 나이지리아 출신 이주민을 촬영, 비인간적이고 반인권적 상태에서 생활하는 그들의 일상을 맞췄다.

 

 

 

 

이들의 내면성에 주목한 작가는 노동 현장이 아닌 사적 공간을 배경으로 촬영했을 뿐 아니라 편안하고 친숙한 표정과 자세를 포착해 이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강조한다.

차경희 작가는 ‘푸른 방’ 작품을 통해 한국 사회가 남성중심주의 시각으로 여성을 억압하고 통제하여 타자화하는 구조를 드러낸다.

‘침실’, ‘액자’, ‘구두’, 거울에 붙어 있는 ‘바나나’ 등 일상의 가구와 소품들로 채워진 사진을 통해 자아를 찾는 여성들의 욕망을 담아낸다.

 

 

 

 

공간이다 관계자는 “전시에 초대된 4인의 사진작가는 각기 다른 초상사진의 재현 전략을 통해 정치, 경제, 계층, 성별에서의 초상의 의미를 발견하고 근대 산업자본주의 사회의 이면과 허상을 드러낸다. 초상의 위계에 저항하며 완성된 사진들을 통해 ‘우리’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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