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접경지역인 인천지역에도 평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경기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6·13 지방선거 인천광역시장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가 이같은 사실을 방증했다. 분단 고착화로 상징되는 박근혜 정부의 유정복 현 시장보다 소통과 통합의 아이콘인 박남춘 더불어민주당의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두 배 가까이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이는 전·현 정부의 대리전 양상이라는 평가속에 도출된 결과라 그 의미를 더한다.
특히, 남북 접경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박 후보를 투표 당일 선택하겠다고 응답한 지지 강도가 유 후보(81.7%)와 비슷해 유 후보의 현역 프리미엄 영향력이 ‘통일과 평화’라는 미래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대치와 교차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명 중 8명 꼴인 78.6%다.
박 후보는 이번 여론 조사 결과, 54.7%의 지지도를 얻어 26.3%를 얻는 데 그친 유 후보보다 28.4%p 앞섰다. 이는 ‘분단’이라는 과거의 프레임보다 ‘통일’이라는 미래의 희망을 선호한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가 가능한 대목이다.
김응호 정의당 인천시장 후보가 문병호 바른미래당 인천시장 후보가 조금 앞선 지지율을 나타냈다는 것도 미래가 과거를 눌렀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4.6%와 4.0%로 0.6%p 차이지만 오래된 신보수를 어린 진보가 앞섰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인천시를 4개권역으로 분류해 분석한 결과, 눈여겨 볼 지점은 서구와 강화·옹진 등 서부권이다. 접경지역이라는 지리적 한계 때문에 보수 일색이었던 지역이 마음을 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변화는 남북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휴전에서 종전’이 주는 경제적 효과를 가장 많이 얻을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반면 유 후보는 중부권(중·동·남구) 34.9%를 제외하고는 남부권(연수·남동구) 25.4%, 북부권(부평·계양구) 24.3%, 서부도서권 21.6% 등 20% 초중반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과거의 반공 프레임에 묻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 상태라면 고전을 계속할 것이라는 것이 변화된 유권자들의 판단이다.
연령대별로는 20~50대까지는 박 후보가, 60대 이상에선 유 후보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획득했다. 박 후보가 50대까지 지지를 넓힌 것. 보수를 대변하는 유 후보의 고정 지지층이 붕괴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후보의 소속정당 및 정책과 공약 등을 보고 마음의 선택을 내린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후보자 선택 기준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29.6%가 소속정당을, 28.8%가 정책과 공약을 기준이라고 답한 것도 유념할 대목이다./양규원·최준석기자 yk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