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북미회담과 지방선거는 ‘쌍둥이’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

특히 민중이라 불렸던 피지배 계층에서는 더욱 그러했다. 좀 더 디테일하게는 피지배층의 지도집단으로 불리는 정치적 유전자가 강한 이들에게 이 열망은 ‘마그마’다. 그러나 인간의 역사이래 이데올로기가 민중의 삶을 행복하게 해 준적이 단 한번도 없었으니 ‘아이러니’다. 그러나 새시대에 대한 희망이 당대(當代)의 고통을 견디는 유일한 처방이니 이 또한 어쩌란 말이냐, 다.

격동의 시대는 그 시대를 관통하는 모든 이들에게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래서 한국 현대사를 살아온 이들이 “내가 젊었을때는”이라는 ‘전가의 보도’를 ‘대물림’하는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이렇다.

“네가 6·25를 겪지 않아서 그렇지, 그때 내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넘겼는지 알아? 겪지 않은 것들은 몰라”를 귀가 닳도록 들었던 세대는 ‘월남전에서 베트콩하고 싸울때’를 다음 세대에게 또 귀가 닳도록 들려준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머나먼 월남까지가서 총알이 빗발치는 논바닥에서 굴러보지 않은 사람은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지. 베트콩들이 미군보다 우리를 더 무서워 했어”라고. “보릿고개를 극복하게 한게 누구 덕분인지 알아? 다 그 분(?)과 우리가 새벽종을 울렸기 때문이야”는 부록이다. 이 부록에는 ‘한강의 기적’이 꼭 따라다닌다. 미국의 밀가루 지원도 동반한다. 배고픔은 그렇게 무서운 삶의 장르다.

또 다른 축은 이렇다.

이승만과 유신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했던 시대를 회상하며 ‘투쟁하는 삶의 아름다움’을 다음 세대에게 비장하게 들려준다. 세대는 또 그렇게 흘러 “내 죽음을 헛되게 하지 말라”던 전태일 시대의 고단함과 가난을 넘어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은 시대를 지난다. 군사독재의 긴 터널을 지나는 세대였으니 저항하는 세력의 영웅담은 대(代)를 이어 전해지는 시대. 오죽하랴, 피폐할 수 밖에 없었던 한국 현대사에 건배. 결국, 술청에서 갈망하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은 거리에서 촛불로,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이제 1년이다.

13일 지방선거는 이처럼 ‘독재’와 ‘민주화’라는 두 흐름으로 엉켜온 우리네 현대사가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해 벌이는 거대 분기점이 되는 날이다. 20%를 넘긴 사전투표는 어느 쪽으로 표심이 움직였던지 새로운 희망을 바라는 사람들 마음의 방증이다.

한국 현대사의 질곡은 해방이후 찾아 온 비극, 6·25 전쟁에 기인한다. 주변 강대국들의 자국 이기주의 논리와도 맞닿아 있다. 언제나 피해는 사회구성원들의 몫이다. 정권욕이 갈라논 38선이 불러온 비극. 그후로 65년, 남은 남대로 북은 북대로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시민을 담보했던 암울한 시대. ‘숙청’과 ‘구속’으로 대변됐던 시절. 3년의 전쟁을 겪고도 ‘종전’이 아닌 ‘휴전’이라는 그늘을 민족에게 드리운 당사자들이 12일 싱가포르에서 만난다. 북미정상회담이다.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 경제발전에 대한 미래가 결정되는 날이다. 전세계 이목은 당연이 두 정상의 회담과 싱가포르에 집중됐고, 청와대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켜보는 날들의 연속이다.

이날 두 나라 정상의 만남이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 핵무기 개발 중단과 북한이 요구하는 사항이 미국과 잘 합의되기를 바라는 전세계의 눈들이 또 함께 기도하는 날이겠다. 두 정상의 합의에 세계 평화가 달려있다. 하여, 북한은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을, 미국은 북한 체제안전 보장과 경제개발 지원 약속으로 ‘평화의 첫 날’이 되기를 비는 마음 모두 싱가포르로 향하는 날이기도 하다. 결자해지(結者解之)를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6월 12일 정상회담과 13일 지방선거는 그래서 쌍둥이다. ‘합의’와 ‘투표’가 새로운 세상을 가져오는 옥동자가 될 수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기 때문이다.

‘다른 듯 같고, 같은 듯 다른’ 12일과 13일.

한반도와 세계평화의 첫단추를 꿰매는 12일, 북미정상회담과 대한민국의 2020년대를 여는 13일, 지방선거, 두날이 모두에게 좋은 날이 되기를 기도한다.

그리 될 것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