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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품격 저하시키는 정치인·지도층 막말

지난 2016년 7월 당시 나모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언론사 기자들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민중은 개·돼지”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고 한동안 국민들 사이에서 ‘우리는 개·돼지’란 자조어가 퍼졌다. 당시 인사혁신처는 나 전 기획관의 파면을 결정했다.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 신뢰를 실추시켰다는 것이다. 나 전 기획관은 이에 불복, 소송을 냈고 1심, 2심 재판부는 “공무원 지위에서 해서는 안 될 발언을 했다”면서도 발언 경위 등을 고려하면 파면이란 징계는 지나치게 무겁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는 나 전 기획관에 대한 징계를 강등으로 결정, 5월2일 교육부에 통보했다.

그런데 이 ‘개·돼지’란 말이 또 튀어나왔다. 이번에 망언을 한 사람은 명지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라고 한다. 정확한 진상조사가 실시돼야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겠지만 이 학교 건축학부 재학생들이 내건 대자보에 따르면 교수가 전공수업 중에 “너희가 개냐 사람이냐. 자신이 개·돼지라고 말을 못하냐. 개라고 대답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업을 진행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부모들의 이혼 사유를 알려달라고 하고 특정 종교 강요도 했다고 한다. 이에 학교 측은 해당 교수를 수업에서 배제하고 진상조사를 벌인 후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위공직자와 대학교수는 명실상부한 우리나라의 엘리트이자 사회 지도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의 ‘개·돼지’ 막말은 우리사회의 일그러진 인식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착잡하다. 그렇지 않아도 정치인들의 막말에 지쳐 있는데… 지난해 이언주 당시 국민의당 원내 수석 부대표가 파업하는 노동자들을 일컬어 ‘미친놈들’, 학교 급식 노동자들은 ‘급식소에서 밥 하는 아줌마들’이라고 표현해 분노를 샀다. ‘막말의 아이콘’이라고까지 불리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최근에도 같은 당 중진 정우택 의원을 개에 비유,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말해 또 다시 구설에 올랐다.

이와 함께 지난 7일 같은 당 정태옥 의원(대변인, 대구 북갑)이 한 방송대담에서 ‘이부망천’(서울사람들이 이혼하면 부천으로 가고 부천에서 망하면 인천으로 간다는 신조어) 망언을 해 해당지역 주민들이 발끈하고 있다. 이에 홍 대표는 9일 열린 부산 합동유세에서 “다시는 막말을 하지 않겠다” “다시 한 번만 기회를 달라”며 큰절을 하기도 했다. 막말은 우리사회의 품격을 저하시킨다. 특히 사회지도층의 말조심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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