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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사선거, 처음부터 끝까지 ‘이재명 의혹’

‘혜경궁 김씨’로 불 지피고 욕설파일·여배우 스캔들까지
이재명 독주체제에 사생활·가족사 관련 폭로에만 집중
李측, 남 후보 ‘땅 투기·버스게이트’ 맞불… 정책대결 실종

역대급 ‘진흙탕 선거판’이라는 오명 속에 6·13 지방선거의 경기도지사 선거전이 12일 막을 내렸다.

투표일을 불과 하루 남겨둔 이날도 경기지사 선거 관련 주요 뉴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둘러싼 ‘여배우 스캔들’이 차지하는 등 막판까지 비방·폭로전이 전면에 등장하며 후보 간 정책·공약 대결은 사실상 실종됐다.

이번 경기지사 선거전은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모두 이 후보와 관련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진실게임’의 미로 속에 유권자들을 몰아넣었다고 볼 수 있다.

공식선거전에 앞서서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공방이 ‘워밍업’하듯 전개됐다.

이후 이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독주를 이어가자 사생활·가족사 관련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다.

반전의 계기를 노리던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는 선거 한 달 전인 지난달 13일 이 후보의 이른바 ‘형수 욕설 음성파일’을 거론하고 민주당에 후보 교체를 요구했다.

이 후보는 친형부부의 통화 녹음 경위와 왜곡 공개 등의 과정을 밝힌 뒤 “저를 비난하되 고의적인 사실 왜곡 조작은 하지 말라”며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며 강력히 대응하며 차단막을 쳤다.

하지만 한국당은 중앙당 차원에서 일을 키웠다.

지난달 24일 국민의 알 권리를 대의명분으로 내세워 아예 원본과 증폭 버전 등 총 38분 58초 분량의 욕설 파일 5개를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이다. 역대 어느 선거에서도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이후 더 큰 파문이 이어졌다.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는 지난달 29일과 이달 6일 TV토론회에서 오래전에 문제가 됐다가 흐지부지 끝난 이 후보와 여배우 김부선씨의 스캔들 의혹을 다시 수면위로 소환했다.

여기에 소설가 공지영씨가 가세했고 급기야 김부선씨가 TV인터뷰에서 “내가 살아있는 증인”이라며 이 후보와 연인관계였음을 확인했다.

김씨의 딸인 배우 이미소씨도 “어머니와 이 후보의 사진을 내가 폐기했다”고 주장해 스캔들의 파문을 키웠다.

김 후보는 이 후보가 친형 재선(2017년 사망)씨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는 데 직권을 남용한 정황이 있다고 형수 박인복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 이 후보 측은 한국당 남 후보의 추격세를 꺾기 위해 ‘제주도 땅 투기’ 의혹과 함께 ‘동생 버스회사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맞불을 놓았다.

또 “남 후보가 16년간 국회의원 시절을 통틀어 15건의 법안을 발의해 통과시킨 법안이 10건에 불과한 데다 발의한 법안 가운데 6건은 ‘가족 땅 특혜법안’이다”며 법안 발의 배경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경기지사 선거전이 비방·폭로전의 포연에 갇히면서 지역 현안과 관련한 정책·공약 대결은 뒷전으로 밀려 유권자들은 후보선택의 잣대를 놓쳤다.

역대 지방선거 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정책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선거로 기록될 빌미를 남긴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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