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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경기도’ 의지 밝혔지만 과거사 논란 등 가시밭길 예고

이 재 명 경기도지사의 과제
정치인에게 높은 도덕성 요구
주저앉길 바라는 이 있을 수도
그대 안에 있는 적을 경계하라

 

 

 

갈 길이 멀다.

13일 지방선거가 끝나는 날,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의 피로도는 극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당선이 확실하게 된 후 일부 언론의 저급한 질문에 보인 그이 반응이 대답이다. 이성적이었던 그가 본능적으로 반응한 것은 그동안 하이에나 언론이 얼마나 물어뜯었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경기도지사 당선 확정 축하 기자회견에 ‘모 여배우와의 스캔들’을 묻는 옐로우 저널리스트에게 무어라 답할까. 고작, 대변인을 찾았고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최대한의 반응이었다. 징그러운 한국 언론의 정글을 보여주는 낯 부끄러운 대목이다. 물론 이 당선인을 방어하는 생각은 아니다. 체질상 어떤 한 사람을 위해 살 유전자는 지니고 있지 않으니 그렇다. 공중파라고 불리는 이들의 한심한 작태에 1천300만 경기도민을 대변하는 수장이 항변할 수 있는 것은 고작, 인터뷰 거부인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것이 현실이다. 더러운 광야에 ‘제대로 정치 한 번 하려는 사람’들이 치러야할 통과의례겠다. 그 의례 이후에는 무엇이 있을까, 답답하다.

그러나 이 당선인은 이미 광야에 섰고, 것도 자발적으로 섰고, 하면 스스로 건너야할 자갈이며 면류관이며, 넘쳐 있을 것이다. 주저 앉거나 건너가거나, 선택은 그의 몫이다.

조금 잔인하고 하고 싶지 않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가 헤쳐가야할 그 무엇을 상처에 소금 뿌리는 잔인함으로 적는다. 나를 욕하셔도 좋다.

오늘도 점심 자리에서 함께했던 이가 묻던 음주운전 문제다. 또 있다. 지겹겠지만 김영환 후보가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던 형과 형수에 대한 욕설, 혜경궁김씨, 일베회원 등 너무 많은 논란에 대한 답이다. 수없이 답을 했고 해명도 했지만, 인간 세상이라는게 보리밥을 먹으면 나오는 방귀처럼, 할 말이 없으면 또 뿡뿡대니, 어쩌란 말인가.

경기도지사에 취임을 한 후 경기도민을 위해 혼신을 다해 일을 하려고 해도 구멍난 양말 뒷꿈치처럼 이런 문제는 수시로 뻥뻥, 나타날 것이다.

대비하시라. 정치인에게 종교인 이상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은 또 어쩔 것인가. 사람은 자라나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다 죽는다. 사랑에 선점이 어디 있겠는가. 그럼에도 누군가 그 행위에 책임을 묻는다면 그래야 할 것이다. 그 또한 당선인의 몫일 것이다. 어찌할 것인가, 이미 책임이라는 큰 짐이 그 어깨에 있으니.

또 있을 것이다.

기차가 달리는 동안 뻐꾸기는 울고, 견공은 짖으리니, 그래도 숙명은 달리는 것, 기관사를 믿고 편안한 승객을 위해 그러해야 하리니.

이러이러한 이유로 극복해야할 과제는 넘치겠다. 잠깐 들춰보자.

▲ 검사사칭, 무고죄, 음주운전, 기물파손 ▲ 형과 형수에 대한 욕설 ▲ 혜경궁 김씨 ▲ 일베 회원 의혹.

이 당선인이 경기도지사에 취임해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공정한 경기도’와 ‘퍼스트 경기도’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말도 안되는 문제일수도 있다. 당선 후라도 주저 앉기를 바라는 ‘리틀 브라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가장 무서운 적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라고 믿는 내 안에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 이재명 당선인이 가장 경계해야 할 ‘그 무엇(et was)’은 그대 안에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 이미 있을 것이다. 그것이 이 당선인의 과제다.

/최정용기자 wes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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