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생활에세이]열정 그리고 희망

 

 

 

꽃은 사람의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 하루가 다르게 짙어지는 초록과 들꽃들 그리고 달궈지는 태양 모두가 6월을 풍요롭게 하는 것들이다.딸아이가 꽃에 푹 빠져 있다. 오늘도 강남 꽃 시장에서 한 아름 사들고 왔다. 장미 해바라기 그리고 백합 등 이름을 알 수 없는 꽃까지 다양하고 화사하다. 거실 가득 꽃을 늘어놓고 꽃과 향기의 조화를 맞춰가며 열심히 다듬고 자르고 꽃다발과 꽃바구니를 만든다.

꽃을 좋아하는 나를 위한 배려이기도 하지만 꽃을 만지는 손길이 평화롭게 행복해 보인다. 파스텔 톤의 은근하고 부드러운 색상과 수수한 듯 화려한 꽃들이 한데 어울려 그들만의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 같다.

해바라기는 우뚝 선 키와 커다란 귀를 열어 잔잔한 꽃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지 검게 박힌 알들이 한층 더 선명하고 가시와 잎을 정리한 장미는 순해졌다. 가시가 있어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뽐내는 장미도 다른 꽃들과 섞여 조화를 이루니 한결 더 편안해졌다. 어쩌면 꽃은 화려함보다는 향기로 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딸아이가 꽃을 배우기 시작했다. 꽃의 이름과 꽃의 성질 그리고 꽃들의 조화를 배우고 익혀가며 꽃바구니와 꽃다발 등 다양한 모습으로 꽃과 친해지고 있다. 꽃마다 꽃말이 있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다르다보니 때와 장소에 맞는 꽃을 준비하고 선물하는 것 또한 익혀두면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겠다 싶다. 디자인을 전공한 때문인지 꽃을 고르고 색감을 조합하는 것이 탁월하고 습득하는 과정도 빠르다.

이십대 젊은이답게 배움에 대한 욕심도 많고 열정도 있다. 자기개발을 위한 노력이 보기 좋다. 오늘도 오전에는 마카롱 만드는 수업을 하고 오후에는 꽃 강좌를 듣고 짬을 내어 친구를 만나는 등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알차게 활용하는 것이 보기 좋다.

미술학원을 시작하고 아이들 가르치고 끙끙대며 함께 배우고 그리고 세상 살아가는 법을 몸으로 익히는 것이 때론 대견하고 때론 제법 철이 든 것 같기도 하다. 부모 앞에선 마냥 아이 같은데 세상에 나서면 자기 몫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내는 것 같다.

꽃집도 하고 싶고 카페도 하고 싶고 옷도 만들고 싶다는 당차고 욕심 많은 딸은 기회가 되는대로 배우고 익힌다. 시간 가는 것이 아깝다며 자신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준비된 자만이 어떤 상황에 닥쳤을 때 헤쳐 나가는 방법이나 과정이 수월하다는 것을 아이는 아는 것 같다.

젊은이들의 실업률이 높다고 한다. 여러 방면으로 국가에서 지원도 하고 방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지만 해결책이 쉽지 않은 듯하다. 고학력의 수준에 맞는 직장과 본인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다보니 더 어려운 상황의 연속이다. 사람의 구하지 못해 쩔쩔매는 중소기업이 있는가하면 몇 년 째 취업을 못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젊은이도 많다.

정부의 지원으로 재래시장에 청년 숲이 생긴 지 몇 년째다. 자리를 잡은 젊은이도 있지만 정부의 지원이 끊기면서 폐업을 하거나 경영난에 허덕이는 점포도 많다. 사업이 지지부진한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철저히 준비되지 않는 채 사업을 시작한 것도 큰 원인인 듯싶다. 몇 번 이용해보았지만 맛이나 서비스 등 개선해야할 것들이 눈에 뛴다.

무엇을 하든 그 분야에 프로가 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제대로 배우고 제대로 실천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꽃밭이 된 거실이 환하다. 열정과 패기로 노력하고 준비하는 딸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