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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의 눈물 쏟아낸 거대 호수·설산… 눈물 날듯한 감동이

남미 대륙을 가다2-조각가 이윤숙(대안공간 눈 대표)

 

 

 

 

 

 

페루 ‘푸노’ 가는 길 고산지대 연결
티티카카 호수, 세계서 가장 높아

볼리비아 ‘라파즈’엔 케이블카 설치
시민들 교통수단으로 요금도 저렴

칠레 수도 ‘산티아고’, 유럽의 느낌
아르헨티나선 빙하트래킹 즐길 수 있어


페루 최남단 안데스산맥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푸노(Puno)로 가는 길은 횡량한 고원지대로 연결돼 있다. 굽이굽이 빙하 녹은 물이 흐르는 샛강을 지나 멀리 설산이 보였다 숨었다 하기를 반복하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는 티티카카 호수로 연결되고 볼리비아 국경까지 맞닿아 있다. 티티카카 호수는 알티플라노 고원 해발 3,827m에 위치하며 호수의 건너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어 마치 바다 같다. 길이와 폭이 190㎞, 64㎞이고 평균 수심은 280m다. 면적은 8,400㎢로 남미에서 가장 넓은 호수이다. ‘티티카카’는 ‘퓨마의 바위’라는 뜻으로 잉카의 창시자 망코 카팍의 탄생 신화가 생겨난 곳으로 잉카인들에게 매우 신성시되는 호수이다. 강우와 빙하에서 흘러나오는 물로 호수의 수위가 유지되며 호수 내에는 티티카카섬, 루나섬, 타킬레섬, 아만타니섬, 태양의 섬, 스리키 섬 등 41개 섬이 있다. 케우아족, 아이마라족, 우르족 등 원주민이 거주하며 어업, 관광업에 종사한다. 특히 깊은 호수에서 잡아 올리는 송어는 이곳의 명물로 꼽힌다.



티티카카호수 위를 떠다니는 우로스 섬(Isla Uros)은 토토라 라는 갈대를 겹쳐 쌓은 떠있는 섬으로 크고 작은 갈대 섬 80여개가 모여 마을을 이루고 있다.

이 곳에는 잉카제국의 침입을 피해 호수로 들어간 우로스 부족이 살고 있다.

섬 주민들은 모든 주식을 섬에서 얻는데 갈대배를 타고 갈대 순을 먹으며 갈대로 집을 짓고 산다.

느린 동력선을 타고 갈대가 무성한 수로를 30분 정도 지나 섬에 도착하면 섬 주민들은 춤과 노래로 여행자를 환영하며 그들의 생활상을 직접 보여 준다.

여인들이 갈대를 이용한 장신구들과 타피스트리 등 화려 문양의 소품들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데 색채의 배색과 조형감각이 매우 뛰어나다.

티티카카 호숫가를 따라 달리다 보면 페루와 볼리비아 국경지대에 도착한다.

라파즈는 해발 3,653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볼리비아의 행정수도이다.

 

 

 

 

라파즈 시내로 들어서면 설산뿐 아니라 대중교통 수단으로 케이블카(미 텔레페리코)가 보인다. 이 케이블카는 라파즈(La Paz) 중심가와 엘 알토(El Alto) 산꼭대기를 하나로 잇는 서민을 위한 교통수단으로 언덕이 많아 보통 700m를 오르락내리락하기 위해 들었던 금전적, 시간적인 문제 해결과 함께 대기오염, 소음공해, 연료문제 등이 개선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현재 3개 노선이 운영 중인데 6개 노선이 더 생긴다고 한다. 요금은 편도 3불로 아주 저렴하다.

우유니 마을은 서부영화에나 나오는 황량함 그 자체로 사막에 영화세트장을 만들어 놓은 듯한 외형 못지않게 숙소가 매우 열악하고 음식 또한 부실해 오지여행임을 실감케 한다. 고소증, 이동거리, 숙박, 숙식문제 등을 해결하며 칠레 국경까지 이동해 주는 2박3일간 현지투어 업체를 잘 선택하는 것이 핵심이다.

세계 최대의 소금 사막 ‘우유니 소금호수’는 지각변동으로 솟아올랐던 바다가 빙하기를 거쳐 2만년전 녹기 시작하면서 이 지역에 거대한 호수가 만들어졌는데 비가 적고 건조한 기후로 인해 물은 모두 증발하고 소금결정만 남아 형성됐다. 소금은 100억톤으로 두께가 1m~120m까지 층이 다양하다.

우기인 12월~3월에는 20~30cm 물이 고여 얕은 호수가 만들어 진다. 낮에는 강렬한 햇살과 푸른하늘이, 밤에는 은하수까지 물에 반사되어 절경을 이룬다. 랜드쿠르즈 기사들 마다 다양한 소품을 준비해 특별한 사진으로 우유니에서의 추억을 여행자들과 만들며 석양이 질 때 까지 즐긴다.

우유니의 매력은 하얀 소금사막 뿐 아니라 흙먼지를 날리며 하루 종일 붉은 모래위로 만년설에 덮인 설산과 해발 3,000~4,000m 위에 고여 있는 호수, 화산활동에 의해 생겨난 기암괴석 군락을 보며 오프로드를 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알티플라노 고원 아타까마 사막을 질주하며 도저히 생물이 살 수 없을 것 같은 악조건에서 살아가는 삐꾸냐, 사막여우, 친칠라 일종인 비스카차, 홍학(플라맹고)무리를 만나고 솔 데 마냐나 (아침의 태양), 간헐천, 노천온천, 라칸카부르 화산을 지나 칠레 국경을 통과한다.

 

 

 

 

북부 최고의 휴양지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해발 2,407m, 잉카시대 이전 칠레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 일 년 내내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마을)에 도착하니 우선 고소증세가 사라져 살 것 같다. 밀린 빨래와 핫 샤워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NASA 훈련지로 유명한 달의 계곡에서 남미 최고의 석양을 보니 이곳까지 고산지대를 달려오면서 힘겨웠던 여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안데스 산맥에 안겨있는 아름다운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는 페루, 볼리비아와는 다르게 원주민 수가 아주 적고 혼혈인(메스티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유럽의 여느 도시 같이 느껴진다.

프레골롬비노 박물관은 잉카, 마야문명을 포함해 콜럼버스 이전 문화를 소개하는 토기, 직물 등이 전시돼 있다. 칠레의 핵심 박물관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콜롬비아 산 아구스틴의 석상, 잉카 이전 시대의 모체인 얼굴형상의 토기 등 흥미롭고 수준 높은 전시품들이 많다.

아르마스 광장 주변에는 대성당과 박물관들 외에도 차 없는 거리와 시장이 연결된다. 어느 나라나 차가 없는 거리는 보행자들의 천국이다. 이 곳을 보니 수원화성 성안마을 행궁동도 하루 빨리 차 없는 마을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을 가진 국립공원으로 해발3,050m 높이에 위치한 세계 생물권 보호지역이다. 옥색의 그란데 폭포, 페오에 호수, 세 개의 봉우리 중 가장 우뚝 솟은 파이네 그란데 등 암석으로 이루어진 타워와 뾰족한 뿔모양의 장대한 설산, 빙하가 녹아내린 호수가 절경을 이룬다. 거센 비바람을 맞으며 걸어서 둘러봐야하는 그레이 빙하를 제외하고 100㎞에 이르는 공원 횡단로를 따라 버스로 움직이며 전체적인 비경을 돌아보는 맛도 좋다.

오래된 나무들과 개성있는 집, 정원, 가게들이 여유로움을 자아내는 엘칼라파테는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여행의 거점으로 안데스 산맥의 끝자락을 장식하는 우뚝 솟은 산과 호수로 둘러싸여 있다.

아르헨티나 국기의 색깔이 왜 하늘색과 흰색이 섞여 있는지 이곳에 오면 알 수 있다. 국기를 제작할 때 칼라파테 바로 옆에 자리 잡은 아르헨티노 호수(Lago Argentino)의 풍경을 모티브로 삼았다고 한다. 하늘색은 옥빛 호수, 그리고 흰색은 호수 뒤로 보이는 설산을 의미하고 있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는 총 길이가 약 35㎞이고 폭이 5㎞, 높이 60㎝나 된다. 풍부한 강설량과 비교적 높은 기온 탓에 빙하의 흐름이 빠른 편이다. 하루에 중앙부위가 2m, 양 끝이 40㎝ 움직이며 잦은 붕락을 코앞에서 볼 수 있다.

쩌렁쩌렁한 소리가 마치 빙하 속에 사는 집체만한 생물체가 포효하는 소리 같이 들린다. 걸음마를 배우듯 조심조심 크레바스 옆을 지나 아이젠을 신고 오르락내리락 빙하 위를 걷고 또 걷는 트래킹은 마치 한 마리 펭귄이 된 듯한 느낌이다.

신비하고 드라마틱한 남미 안데스의 대자연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느끼며 지구의 땅끝마을 우수아이아로 향한다.

/정리=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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