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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전차군단, 한국축구에 몰락하기까지

디펜딩 챔피언 독일 축구대표팀은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여러 군데에서 불길한 징조를 보였다.

2014 브라질월드컵 우승을 이끌며 세계적인 명장으로 칭송받던 독일 대표팀 요아힘 뢰프 감독은 월드컵 선수 선발 과정에서 잡음을 노출했다.

뢰프 감독은 지난달 자국 최고의 공격수로 꼽히던 리로이 자네(맨체스터 시티)대신 신예 티모 베르너(라이프치히)를 선발했는데 당시 독일 언론은 “뢰프 감독이 새로운 선수를 발굴해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휩싸인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팀의 핵심 멤버인 메주트 외질(아스널)과 일카이 귄도안(맨체스터 시티)이 찍은 사진 한 장도 독일 대표팀을 크게 흔들었다.

터키계 이민 2세인 외질과 귄도안은 지난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만나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독일 축구팬들은 두 선수의 민족적 정체성이 의심된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뢰프 감독은 외질, 귄도안 뿐만 아니라 가나계인 제롬 보아텡(바이에른 뮌헨) 등 다양한 혈통을 합류시켜 강력한 시너지를 만들었는데, 그의 축구 철학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 됐다.

독일 대표팀의 조직력은 큰 타격을 받았다. 월드컵 개막 직전 오스트리아와 평가전에서 1-2로 패했고, 약체 사우디아라비아엔 2-1로 신승했다.

독일이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 멕시코전에서 졸전 끝에 0-1로 패하자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독일이 월드컵 첫 경기에서 패한 건 1982년 이후 처음이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외질과 베르너가 나란히 부진해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독일 축구의 레전드 로타어 마테우스는 “외질은 독일 국가대표로 뛰는 것을 즐거워하지 않는 것 같다”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독일 대표팀은 예정돼 있던 팀 훈련과 언론 활동을 취소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멕시코전이 끝난 뒤엔 마치 야반도주하듯 베이스캠프에서 2차전 장소인 소치로 조기 이동하기도 했다.

2차전 스웨덴에서도 독일의 경기력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스웨덴의 극단적인 수비벽을 뚫지 못하며 급기야 선취골을 허용, 벼랑 끝에 몰렸다.

독일은 마르코 로이스(도르트문트)의 동점 골과 경기 종료 직전에 터진 토니 크로스(레알 마드리드)의 극적인 역전 골로 기사회생했지만, 자존심엔 큰 상처를 입고 말았다.

부상선수도 속출했다. 미드필더 제바스티안 루디(바이에른 뮌헨)는 스웨덴전에서 코뼈가 골절됐고, 마츠 후멜스(바이에른 뮌헨)는 목 부상으로 컨디션이 크게 떨어졌다.

수비의 핵 제롬 보아텡은 경고 누적으로 한국전에 결장해야 했다.

계속된 악재와 최악의 팀 분위기 속에서 독일은 조별리그 최약체로 꼽히는 한국을 만나 0-2 참패를 당했다.

독일이 16강 진출에 실패한 건 1938년 이후 처음이다.

뢰프 감독은 경기 후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라면서 “대회가 진행될수록 경기력이 나아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한국에 패하면서 기회를 잃었다. 한국은 훌륭한 경기력을 보였다”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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