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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K. 롤링은 부엉이를 마법의 세계에서 영험한 동물로 묘사한 작가로 유명하다. 주인공 해리에게 마법학교의 입학 통지서를 전한 것도 부엉이였으며, 해그리드가 해리에게 사 준 동물도 눈처럼 하얀 부엉이였다. 이처럼 롤링은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부엉이를 새로운 일이 시작될 조짐을 알려 주고 중요한 소식을 전해 주는 전령으로 묘사해 독자들에게 신비감을 갖게 했다.

로마신화에서 전쟁과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는 이런 부엉이를 항상 데리고 다녔다. 역시 세상을 살피고 세상에 신의 말을 전하는 전령 역할을 부여하기 위해서 였다. 독일 철학자 헤겔은 부엉이가 “황혼이 되어서야 날아 오른다”고 저서 ‘법철학’ 서문에 썼다. 대낮에는 세상을 보지 못하는 부엉이가 황혼 무렵이 되면 날아오르듯 세상사는 복잡한 변화가 가라앉은 시점이 돼서야 그 세계를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야가 생긴다는 뜻이다.

하지만 부엉이가 원래부터 좋은 인상을 가진 새는 아니었다. 중세 유럽에서는 마녀, 어둡고 외지고 부정한 곳의 거주자, 어리석지만 무서운 유령을 상징해서다. 사람이 활동하는 낮에는 오히려 무기력하고, 두려움이 엄습하는 밤에는 신기의 능력을 발휘해서 더욱 그랬다. 이와 같은 이율배반적인 생태 때문에 여러 문화권을 통해 이중적인 잣대로 해석되어 왔다.

따라서 동서를 막론하고 부엉이는 지혜보다는 불길함을 상징했다. 고대 중국에선 인간의 혼을 잡아가는 사자로 여겨 밤에 우는 부엉이 소리를 죽음의 전조로 보았다. 구약성서는 부정한 새로 규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요즘 ‘부엉이’라는 이름을 가진 친문 의원들의 모임이 전당대회를 앞둔 더불어민주당내에서 ‘특정 계파모임이냐 아니냐’를 놓고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모임 의원 중엔 유력 당권주자가 있어 타 당권주자들로부터 활동 자제를 권고 받는 등 불협화음도 표출되고 있다. 모임 의원들은 “패권이나 권력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지만 ‘대통령을 밤에도 지키는 부엉이가 되겠다’는 모임 취지로 설득력을 잃고 있다. 당내 뜨거운 감자가 된 ‘부엉이 모임’이 어떤 지혜를 발휘할지 궁금하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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