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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교사도 퇴근후에는 쉬고 싶어요

 

모든 국민이 1인 1 스마트폰 시대에 일선 학교 교사들이 업무 시간 이외의 학생, 학부모와의 소통 도구로 쓰이는 스마트폰으로 교사들의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학부모가 시도때도 없이 보내오는 전화, 문자, 무료 메시지앱인 카카오톡으로 인해 교사들은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나 시·도교육청는 손놓고 방관하는 실정이라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변변한 가이드라인이나 지침도 없는 형편이다.

얼마전 경기도 소속교사가 전국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에 대한 응답으로 학부모가 39%로 1위, 학생이 24%로 2위, 교장·교감이 17%로 3위, 교육청·교육부 등 행정기관이 8%로 4위를 차지했다.

또한, 한국교총이 지난 5월 9일 발표한 교권 침해 보고서에 따르면, 10년 전인 2007년(204건)과 비교해 2017년 교권 침해 상담 건수는 508건으로 약 2.5배 늘었다. 접수된 교권 침해 건수는 해마다 느는 추세로, 2010년 초까지만 해도 200건대였다가 2012년 300건을 넘겼고, 2016년에는 572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교권 침해 중 학부모에 의한 사례는 267건으로 절반 이상이었다. 학부모들이 제기하는 불만으로는 학생지도(115건), 학교폭력(49건), 학교안전사고(30건)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은 스마트폰이 교권 침해의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말한다. 스마트폰과 SNS의 확산으로 정도가 심해졌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카카오톡 등 무료 메시지 어플리케이션이 교사와 학생 및 학부모의 소통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주로 간단한 상담이나 전달 용도로 사용되며, 통화나 대면 상담보다 편리하고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교사들에게 불편한 사항이 증가하고 있다. 소통이 용이하다는 것이 교사의 사생활 침해로 이어지고 있다. 퇴근 이후에도 학부모나 학생들이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메시지를 받는 교사의 입장에서는 난감한 처지가 된다.

대부분의 나라는 교사 개인 휴대폰 번호를 알려주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한다. 학부모의 의견은 반드시 학교를 통해 정식 절차(학교 대표전화, 학교 이메일 계정)를 밟는 게 일반적인 관례라고 한다. 한마디로 간접 소통을 하지만 우리나라는 교사들이 학부모와 직접 소통하는 방식인 것이다.

오죽하면 일부 교사들은 휴대폰을 2개 가지고 있으며, 업무용 휴대폰은 퇴근시에 학교에 두고 다닌다고 한다.

물론, 우리나라도 외국사례처럼 학교관련해서는 교사 개인 휴대번호가 아닌 학교 대표번호로 소통하게 되어 있지만, 교사와 밀접한 소통을 원하는 학부모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개인 번호를 알려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제는 교육 주체 간의 소통이 활성화되어 서로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 방법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직까지도 교육부, 교육청은 교사가 학생, 학부모와 스마트폰으로 소통하는 부분에 있어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다.

점점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간의 소통은 늘어난다. 하지만 일과 전이나 일과 후의 교사 개인의 사적인 시간은 보호받고 존중받아야 한다. 현재, 일과 이외의 시간에 학부모의 스마트폰을 통한 상담에 대한 학교 차원의 교사를 보호하는 시스템은 전무한 실정이다.

하루 속히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는 업무 외적인 시간에 이뤄지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소통에 대한 ‘가이드 라인’를 마련하길 바란다.

가정에서 학부모의 자녀에 대한 관심은 이해하지만 교사의 교권을 세워주는 적절한 수준에서 소통하길 기대한다. 자녀는 부모의 자화상이며 학부모가 교사를 존중해야 자녀도 교사를 진심으로 존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로지 학교에서 최선을 다한 교사는 퇴근 후에 편히 쉬길 원한다. 그래야 다음날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온 힘을 쏟을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자, 이제는 최선을 다하고 퇴근한 교사를 위해 조금은 참고 기다려주길 바란다. 교사의 사생활의 영역까지 침범하는 것은 진정한 소통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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