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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가마솥 폭염

사람이 사는 곳 중 최고 더운 지역은 어딜까? 첫 번째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데스밸리(Death Valley)다. 이곳의 기온은 1913년 여름 무려 57.7도까지 올라간 역사가 있으며 최근에도 여름 평균 기온이 47도에 달한다. 지난해에도 최고기온이 52.2도에 달했다. 가히 살인적이라 아니 할 수 없다.

하지만 지온(地溫), 즉 땅의 온도로만 보면 여기도 서늘(?)한 곳에 속한다. 이란 동부 루트사막이 섭씨 70.6도에 달하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이 살지 않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지구상 최고 기온이다. 이곳은 소금호수가 말라붙어 생긴 사막으로 주변을 높은 산이 둘러싼 분지다. 과학자들이 시험삼아 생우유를 뚜껑 없는 병에 담아 놔뒀지만 상하지 않았다. 너무 더워 박테리아가 번식할 수 없어 그랬다고 하니 짐작이 가질 않는다.

이런 곳들만큼은 아니지만 여름만 되면 우리나라 더위도 보통을 넘는다. 기상관측 사상 40도까지 올라간 적이 있어서다. 1942년 8월1일 대구로, 지금까지 최고 기록으로 남아있다. 같은 해 강릉은 39.4도까지 올라갔다. 사계절이 뚜렷했던 시절이어서 폭염의 강도는 위 지역 버금간다.

최근 이런 폭염이 부쩍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어제부터 한반도 전역이 푹푹 찌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폭염특보도 잇따라 발령되고 있다. 고통과 탈진을 유발시키는 폭염은 최악의 기상재해로 꼽힌다. 인명피해가 기상으로 인한 여느 재해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한 사회학자는 ‘2015∼2060년 서울 등 전국 7대 도시에서 65세 이상의 폭염 사망자가 최대 22만2천명 발생하고, 사회적 비용도 106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최고기온이 평년보다 4도 높았던 지난 1994년 7∼8월 서울에서만 노약자 800~900명이 폭염으로 초과 사망했다고 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내일(17일) 초복을 기점으로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 지속되는 ‘가마솥 폭염’이 앞으로 최소 열흘 최대 20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예보다. 중복을 거쳐 말복까지는 더위와 싸울 각오를 해야 할 것 같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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