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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도 힘겨운 쪽방… 더위가 무섭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데
냉방시설 있는 방 ‘그림의 떡’
더위 피해 수원역 대합실 전전
모기·날벌레 들끓을텐데 걱정
‘힘겨운 나날’에 탄식 쏟아져

 

 

 

더위와 사투 벌이는 쪽방거주민들

“더울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냉방시설 하나 없는 방에서 견디기가 너무 힘들다”

18일 오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온도계의 수은주가 36도를 넘나드는 날씨가 수일째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냉방시설 하나 없는 수원시 곳곳의 쪽방에서 하루하루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거주민들의 탄식이다.

연일 지속되는 사상초유의 폭염에 습한 날씨까지 더해지면서 아무리 선풍기를 틀어놔도 가시지 않는 더위에 어르신들은 이른 아침부터 힘든 몸을 이끌고 냉방시설이 갖춰진 경로당으로 향했다.

이틀전 아침까지만 해도 기온이 견딜만 했지만 지난 17일부터 36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쪽방이 찜통으로 변할 지는 꿈에서도 생각하지 못했다는 탄식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그나마 어르신들의 사정은 나은 편이다.

양계장의 닭장을 연상시키는 수원역 인근의 여인숙과 쪽방은 성인 1명도 누워있기 버거운 방에서 거주민들은 무더위에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이들은 에어컨이 설치된 하루 2만5천원 짜리 방값도 감당하기 힘들어 선풍기조차 없는 1만5천원짜리 방에 거주하면서 문을 열어 두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힘겹게 더위와 싸우고 있다.

주머니 사정도 여의치 않아 카페나 음식점에서 더위를 피하기도 여의치 않은 거주민 대부분은 집을 비우고 가까운 수원역 대합실을 찾아 달궈진 몸을 식히며 종일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상태다.

해가 지고 더위가 잦아 들어도 열대야 현상으로 편안함 밤을 보내기 힘들어 밖을 전전하다 지쳐 쓰러져 방안 자리에 눕는다.

이른 아침부터 출입문과 창문 등을 모두 열어 놓고 찬물에 적셔놓은 수건 등으로 더위를 식히는 것이 이들이 할 수 있는 전부다.

수원역 인근 여인숙에서 장기 투숙중인 김순엽(49)씨는 안부를 묻는 질문에 “보면 알지 않느냐. 먹는 것, 입는 것조차 아까운데 냉방시설이 있는 방에서 생활한다는 우리에겐 그림의 떡”이라며 “이제 곧 모기나 날벌레들이 들끓을텐데 그것도 걱정”이라고 푸념했다.

한편 수도권기상청은 지난 16일 오전 11시 기준 수도권 내륙중심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며 이달 말까지 연일 35도가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건기자 90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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