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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내신 시험문제 유출 방지 근본대책 마련해야

중·고교의 내신 시험문제 유출 파문이 커지고 있다. 문제 유출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졌고 그 수법 또한 다양하기 때문이다. 교사나 교직원이 학부모나 학원 강사와 짜고 문제를 빼돌리거나 학생이 교무실에 몰래 들어가 문제를 빼내기도 한다. 적발조차 어려워 지금까지 드러난 유출 사례가 ‘빙산의 일각’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시험은 무엇보다도 ‘공정성’이 생명이다. 내신 시험이 반칙과 불공정으로 얼룩지면 입시 정책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만과 불신은 가중할 수밖에 없다.

최근 발생한 시험문제 유출 사례를 살펴보면 조직적이고 계획적이라는 점에 심각성이 있다. 광주 모 고교의 시험문제 유출은 내부자와 외부자가 공모한 대표적 사례다. 이 학교 행정실장 A 씨는 학교운영위원장을 맡은 학부모 B 씨에게 3학년 기말고사용 시험지를 통째로 빼내 전달했다. 학교 행정실에 보관 중인 시험지를 책임자가 몰래 빼냈기 때문에 자칫 묻힐뻔한 사건이다. 경찰은 B씨가 이 학교 이사장 부인과 고교 동문이라는 점 등으로 미루어 금품 수수 여부를 조사중이다. 학생들이 교무실이나 연구실에 침입해 시험문제를 직접 빼낸 사례는 충격적이다. 지난달 말 부산의 모 특수목적고에서는 3학년 학생 2명이 교사연구실에 몰래 들어가 기말고사 시험지를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비슷한 시기에 서울의 모 자사고에서는 2학년 학생 2명이 교무실 창문을 타고 침입해 시험문제를 빼냈다. 작년 8월 전북의 모 고교에서도 학생 4명이 교무실에 몰래 들어가 시험지를 훔쳤다가 발각됐다.

교육 당국은 대책을 마련하느라 뒤늦게 부산하다. 교육부는 20일 전국 17개 교육청 담당국장이 참석하는 시험문제 유출 관련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시험문제유출이 반복되면서 학교에 대한 불신과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모양이다. 교육 당국은 이번 기회에 시험문제 유출 사례를 꼼꼼하게 검토하고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서 출제·보안·관리 면에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교육부가 나서 내신 시험문제 관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신설해야 한다. 현행 학업성적 관리는 각 시·도 교육청과 일선 학교가 자체 규정과 지침을 바탕으로 시행한다. 내신 시험문제도 마찬가지다. 교육부가 초·중등교육 권한을 교육청에 넘기는 일은 교육자치를 위해 바람직하지만, 각기 다른 관리 규정과 지침이 시험의 공정성을 해친다면 중앙정부가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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