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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참 교육자 산의초교 윤성철 교장

요즘 수원시 광교신도시(영통구 센트럴타운로22번길 25)에 있는 산의초등학교 학생들은 신바람이 났다. 지난 17일부터 ‘하하 호호! 즐거운 산의 물놀이 학습장’을 개장했기 때문이다. 이 학교 운동장 한쪽에는 사각 풀 2개와 작은 원형 풀 1개가 설치돼 있다. 대형 튜브에 공기를 채워 만드는 조립식 에어풀장이다. 본보(20일자 18면)에 따르면 이 풀은 이 학교 윤성철 교장이 학교운영비 200만 원으로 설치한 것이다. 윤교장은 인터넷 쇼핑몰에 가로 6m에 세로 4m짜리 사각 풀 1개와 지름 3m짜리 원형 풀 1개를 주문했다. 풀이 도착하자 윤 교장이 체육부장 교사와 둘이서 밤 9시까지 설치했다고 한다. 이 소식을 들은 스카우트 경기 남부가 사각풀을 하나 무료로 빌려줬다. 윤교장은 스카우트 경기 남부 훈육위원장이기도 하다.

윤 교장은 풀 주문부터 설치, 청소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직접 팔을 걷어 붙였다. 풀을 청소하느라 매일 저녁 늦게 퇴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내 지자체들은 여름을 맞은 어린이와 학부모들을 위해 공원과 광장 등에 물놀이장을 만들었다. 수원시의 경우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샘내·일월공원(장안구), 권선·마중·매화공원(권선구), 고래등어린이·매여울·물봉선어린이·방죽공원(영통구) 등 9개 공원에서 간이 물놀이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엔 올림픽공원, 행궁광장에 조립식 에어 풀장을 설치했다.

그러나 운영예산이 많지 않은 초등학교에서 이를 설치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예산도 그렇지만 이를 운영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어린이 건강을 위해 매일 청소하고 물을 갈아줘야 한다.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안전요원도 상주해야 한다. 혹시라도 이곳에서 눈병이나 사고라도 발생한다면 비난이 들끓게 된다. 대다수의 학교에서는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물놀이 시설을 기피한다. 하지만 윤 교장은 학생들을 가장 먼저 생각했다.

윤 교장은 며칠 전 1학년에 다니는 한 어린이의 건의에 앞뒤 재지 않고 물놀이장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풀장이 단순한 놀이시설이 아니라 교과서에 나오는 여름 놀이를 체험하는 학습장이라는 것이다. 그의 생각이 옳다. 아이들은 “우리 학교, 교장샘 정말 짱”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척 치켜들고 있다. 인터넷 댓글들도 칭찬 일색이다. “교장 본인 스스로 설치하고 청소까지 하신다고 늦게 퇴근하신다니…” “제가 저 학교 학부모면 자원봉사 갈 텐데요” 등. 그 중 “이런 분이 계셔야 나라가 발전 합니다”라는 말이 가슴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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