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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마피아의 오메르타

마피아는 시칠리아 말로 ‘자랑, 호언’ 또는 ‘아름다움’을 뜻한다. 8세기부터 시칠리아를 지배했던 사라센 말이 어원이다. 마피아의 유래는 19세기 부재 지주들의 사병조직설이 유력하다. 시칠리아 마피아들은 19~20세기 미국으로 건너가서 뉴욕 시카고 등지에서 범죄조직을 결성했다. 얼굴 흉터로 ‘스카페이스(scar-face)’라는 별명을 얻었던 알 카포네도 그중 하나다. 마피아는 1920년대 시행된 금주법을 계기로 미 전역으로 세를 확산시켰다. 1950년대에는 24개 조직이 활동했고 10년후엔 15만명의 조직원을 거느릴 정도로 세력을 키우며 위세를 떨쳤다.

최근엔 크게 위축됐다. 지속적인 소탕작전과 투명해진 사회 시스템으로 검은 돈을 챙길 기회가 줄어든 까닭이다. 하지만 상당수는 마약판매 매춘 등 전통적 갱 업종에서 손을 뗀 대신 제도권에서 ‘사업’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이탈리아 마피아는 아직도 건재하다. 시칠리아의 노사 코스트라와 나폴리의 카모라 등 4대 조직이 있다. 이들의 상당수는 교회 출석과 기부 활동 등으로 지역 사회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 이탈리아 중앙은행에 따르면 마피아가 주도하는 범죄 산업 규모가 국내총생산의 11%에 이른다고 한다.

마피아 조직이 아직도 건재한 것은 ‘오메르타’라는 원칙이 잘 지켜지고 있어서 라고 한다. 오메르타는 ‘조직의 비밀을 말하지 않는다는 약속, 범죄 은폐, 경찰에의 비협력’의 뜻이다.

규모는 비교가 안 되지만, 우리나라 조폭들도 한때 마피아를 추종하며 전국으로 조직을 확대해 나간 적이 있다. 1960년대 신상사파, 1970년대 양은이파, 서방파, OB파 등 4대 패밀리가 그들이다. ‘범죄와의 전쟁’ 이후 대부분 와해됐지만 법무부 집계에 따르면 아직도 500여 개파 1만 5천여 명의 조폭들이 전국에서 활동 중이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요즘 ‘성남 국제 마피아파’라는 조직이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엊그제 한 방송사가 경기도지사와 성남시장의 연루설을 보도했기 때문이다. 당사자들은 모두 부인하고 있지만 묘하게도 조폭이름에 마피아가 들어있다. 그래서 ‘오메르타’가 생각나는 걸까?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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