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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사의 시선]뿔을 고치려다 소를 잡겠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정치, 경제 환경을 비롯, 사회 전반에 거쳐 전환기를 맞고 있다. 아울러 구질서가 무너지거나 약화되는 과정에서 새 질서를 모색하고 수립하겠다는 의지가 사회 곳곳에서 분출되고 있는 것을 감지하게 된다.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주장이 대두되며 새로운 시스템에 맞는 철학과 원칙을 정립하려다 보니 오랫동안 익숙한 것으로부터 갑작스런 변화에 대한 혼란과 더불어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저변에서는 각양의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오래 진행되어온 잘못된 제도나, 납득하기 어렵지만 관행처럼 답습되어온 묵은 것들 그리고 폐단을 도려내고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다만 적폐라는 명목 하에 오래된 것이라고 모두 잘못되었고 폐단이라고 몰아붙여 바꾸려는 것은 신중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교각살우(矯角殺牛)라는 옛 가르침이 있다. 뿔을 고치려다 결국엔 소를 잡는다는 즉 사소한 것을 고치기 위해 큰 것을 잃는다는 교훈이다.

작금의 시대를 일컬어 디지털 시대라고 한다. 단편적으로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차이는 아날로그는 나름의 과정과 절차를 통해 일이 진행되는 것을 지켜볼 수 있는 반면 디지털은 과정이 생략되고 시작과 결과만 보여지는 것이다. 이 둘의 차이는 예측의 가능에 대한 차이라 생각된다. 지금 디지털의 시대인 것은 맞다. 하지만 사회적 합의와 더불어 상식적인 판단 그리고 군중들의 생각과 시선은 늘 합리적이고 상식적이며 보편타당한 것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 전반에 진행되고 있는 인위적인 변화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다소 염려스럽고 조심스럽다. 지난 잘못된 관행과 오래된 것 즉 적폐라 단정지은 대상에 대하여 정리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려는 것은 일말 이해가 되지만 사회적 합의를 구해야 할 것들조차 어떤 힘에 의해 억지 춘향식의 정리는 다소 위험스럽다는 생각이다.

변화에 대한 현재의 전환기에 있어서의 나름의 원칙을 정리해본다면 첫째로 모두가 이해되고 신뢰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요구된다.

우리 사회는 그간 경제 성장을 거치면서 사람중심이 아닌 성장중심의 사회로 진행되어 온 것이 틀림없다. 경제와 생활의 발전만큼 사람이 사람을 서로를 신뢰하고 안전하고 평안한 사회로 향상되어 왔는지를 생각해 볼 때 솔직히 긍정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우리 사회의 병적현상 중에 가장 심각한 것이 서로를 불신하는 풍조가 구석구석에 만연되어 있는 것이다. 그동안 사회적 문제가 되어온 부정, 부패나 갖가지 범죄 또한 사람 간 관계의 불신 풍조에서 기인된 것은 아닌지, 서로에 대한 존중의 마음과 믿음이 없기에 그런 일이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둘째는 질서 회복이라 여겨진다. 우리는 고도화된 정보화 사회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아울러 사람들의 시간적 여유라던가 정신적 풍요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각박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누군가의 손에 떠밀려 억지로 걷는 그런 모습을 연상할 수 있다.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미덕이 되고 과정을 외면한 채 결과만을 중시하는 잘못된 풍조인 결과주의가 만연하게 됨으로써 이기주의, 물질만능주의, 과정을 도외시하는 범법 행위로 인해 사회질서가 문란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지향하는 모두가 잘사는 사회발전을 위해서는 물질 자원의 부족이 아니라 구성원 상호간의 이해와 상부상조의 질서의식 결여에 대한 문제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질서란 사회를 지탱하는 근간이며 우리의 생활과 직결되는데, 질서가 문란해질 때 사회가 혼란하고 삶의 위협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사회의 무질서는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또 다른 위협으로 존재하게 된다.

질서란 사회현상에서 볼 수 있는 상식적인 원칙과 규범 그리고 그에 따른 언행이라 할 수 있다. 적폐청산도 필요하고 새로운 변화도 좋다. 하지만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고 그 변화에 참여하여야겠다는 묵시적인 동의를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진행되고 있는 남북 정책 그리고 최저임금법을 비롯 크고 작은 제도 개선에 대한 진통 또한 더 좋은 미래로 나가자는 취지라 할지라도 이유야 어떻든 교각살우의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닐지 신중해야 함과 더불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시·공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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