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이영숙칼럼]방학 때 어린이집에 안 가겠다는 아이

 

 

 

“아이를 어린이집(유치원)에 보낸 지 벌써 5개월째, 그래서 이제 어린이집 가는 건 문제없나 싶었는데 방학이 다가오니 또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징징댑니다. 어린이집 방학에는 등원하는 아이들이 현저히 줄어드니 재미없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엄마, 어린이집 재미없어요. 나도 아무개처럼 엄마랑 있고 싶어’. 짧은 방학에도 아이와 함께 있지 못하고 직장에 가야 하는 제 형편이 또 싫어지는 순간이지요. 이럴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아마 많은 엄마들이 이런 고민을 안고 있겠지요? 실제로 맞벌이 부부에게 아이의 방학은 평소보다 서러움과 죄책감이 두 배로 치솟는 시기이지요. 아이를 돌봐줄 분을 찾아 여기저기 수소문하거나 남편과 며칠씩 연차를 나누어 쓰기도 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지요. 어떤 분은 방학에만 따로 보내는 교육기관을 알아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이 “엄마, 유치원에 친구들이 없어”라고 말하면 속상하기도 하고 죄책감도 생기지요. 우리 아이도 다른 애들처럼 부모와 시간을 보내며 놀러가고 싶을 텐데, 방학 때만이라도 함께 있어줘야 정서적 결핍이 채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괴롭히지요. 그러나 과도한 죄책감은 금물입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죄책감을 느낄수록 아이는 보상심리로 부모의 마음을 역이용할 수 있거든요. 부모에게 더 붙어 있으려 하고, 자신이 원하는 걸 부모가 무엇이든 들어줘야 한다고 떼를 쓸 수 있습니다. 결국 아이에게 좋지 못한 성품을 키워주는 결과가 빚어지죠.

먼저 맞벌이 부모의 짐을 벗어버리세요. 미국의 여성학자 린다 허쉬만(Linda R. Hirshman)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통계적으로 직장여성을 어머니로 둔 자녀와 전업주부를 어머니로 둔 아동의 행복지수 사이에는 별로 의미 있는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영국의 소아과 의사이자 정신분석가인 도널드 위니캇(Donald W. Winnicott)도 아이에게 필요한 부모는 ‘완벽한 부모’가 아니라 ‘충분히 좋은 부모’라고 했습니다. 부모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말입니다.

‘완벽하지 않지만 나는 충분히 좋은 부모’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좋은 생각, 좋은 감정, 좋은 행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 성품의 부모가 가져야 할 태도입니다. 좋은 성품이란 ‘갈등과 위기 상황에서 더 좋은 생각, 더 좋은 감정, 더 좋은 행동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영숙, 2005)입니다.

아이가 등원을 거부할 때 이렇게 해보세요.

첫째, 성품대화로 아이의 마음을 토닥여주세요. “어린이집(유치원)에 친구가 많이 없어서 네가 심심했구나.”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주고 아이의 감정을 반영해서 말해주는 성품대화는 아이가 부모로부터 이해받고 있다는 안정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아이의 생각을 무조건 바꾸려고 하면 아이가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둘째, 희망적인 생각, 감정, 행동을 말해 주세요. “그동안 친구들이 많이 갖고 놀아서 네가 충분히 갖고 놀지 못했던 장난감(교구)이 있니? 방학 동안 그 장난감(교구)을 가지고 실컷 놀아보는 것은 어떨까? 엄마가 생각하기엔 아주 좋은 기회인 것 같아.”/ “방학 때 나오는 친구들이랑 더 친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아. 그리고 엄마가 쉬는 날 그 친구를 집으로 불러서 더 재미있게 놀아볼까?”

아이에게 희망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여 친구가 없어서 심심하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꿀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긍정적인 태도란, 어떠한 상황에서도 가장 희망적인 생각, 말, 행동을 선택하는 마음가짐’(좋은나무성품학교 정의)입니다.

셋째, 매일 저녁 ‘사랑 에너지’를 채워주세요. 어린이집(유치원)에서 느낀 정서적 허전함을 채워주려면 퇴근 후 ‘사랑 에너지’를 채워주는 데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엄마아빠가 힘을 합쳐 아이와 30~40분 동안 실컷 몸놀이를 해주세요. 몸놀이를 통해 나누는 자연스러운 스킨십은 애착 호르몬인 옥시토신(Oxytocin) 분비를 촉진하고 아이의 스트레스도 발산되니까요. 그렇게 놀아주면서 애정표현도 아낌없이 해주세요.

사랑하는 마음이 아이에게 전달되었다면 충분합니다. 죄책감을 버리고 오늘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좋은 생각, 좋은 감정, 좋은 행동을 선물하세요!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