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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에 학창시절, 특히 대학생활을 했던 세대는 장년과 노년에 이른 지금도 그 제목이나 이름만 들어도 감성의 물결이 일렁이고 마음이 설렌다. 이장희의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윤형주 송창식이 결성한 트윈 폴리오의 ‘하얀 손수건’ 김세환의 ‘길가에 앉아서’ 어니언스의 ‘작은 새’ 김정호의 ‘이름 모를 소녀’ 그리고 양희은의 ‘아침이슬’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등등. 꿈과 낭만이 넘치던 과거를 아련하게 떠올리게도 하고, 고단하고 짜증나는 현재를 위로 받는다.

당시 통기타·생맥주·청바지로 상징되던 청년문화를 대변한 걸출한 가수들의 감성적인 노래가 가장 많이 탄생하고 불려 진 곳은 서울 무교동의 음악 감상실 세시봉 무대다. 세시봉은 청춘들의 소통공간이면서 젊은이들에게 부담 없는 장소였다. 차 한 잔 값이면 편안한 의자에 앉아 팝송과 클래식 등 음악을 종일 들을 수 있어서였다. 뿐만 아니라 대학생의 밤, 신인가수 선발대회, 시인 만세 등 다양한 이벤트도 곁들였다. 자연히 재능 있는 젊은이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그리고 음악을통해 당대 젊은이들의 희망과 열정, 고민, 울분을 용광로처럼 녹여냈다.

40여년이 흐른 지난 2011년 ‘세시봉 신드롬’이 문화 현상으로 나타난 적이 있다. 환갑을 훌쩍 넘긴 가수들의 공연이 계기가 됐다. 주인공들은 다름 아닌 1960년대 말 ‘세시봉’에서 활동했던 조영남·송창식·윤형주·김세환 이른바 포크가수 ‘빅4’였다. 예나 지금이나 가슴 속에 강이 되어 흐르는 그들의 노래 덕분에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 세대도 음악에 젖어들었다. 아울러 사회 현실과 시대 상황에 대한 분노와 짜증을 다독여 세대를 뛰어넘는 감동을 줬다는 평가도 받았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올드팬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2015년엔 아예 ‘세시봉’이라는 프로젝트 팀을 만들어 매년 전국투어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중심에 있던 조영남이 2016년 위작 시비로 구설수에 오르더니 엊그제 윤형주 마저 횡령혐의로 고발되면서, ‘세시봉’ 하면 떠오르던 ‘순수한 청춘의 사랑과 고뇌’ 라는 등식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날의 낭만도 함께…. 안타깝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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