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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영국 원전 수주 놓치면 안 된다

사상 최고의 무더위에 짜증나는 뉴스가 들려왔다. 한국전력이 보유하고 있던 영국 원전건설 우선협상자의 지위가 상실됐다는 것이다. 도시바는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을 한국전력에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자 다른 잠재적 구매자와도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협상권’을 더는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의미로 영국 정부 또는 다른 주주와 협의해 대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잠재적 합의를 위한 한전과의 협상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밝혀 여지를 남겨놓기는 했다.

한전은 지난해 12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올해 상반기까지 인수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계약 체결은 거듭 지연됐다. 당시 한국의 새 정부 출범과 신임 한전 사장 임명 등으로 불확실성이 생겨 한전 임원들이 영국을 찾아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무어사이드 프로젝트는 22조원 규모다. 잉글랜드 북서부 무어사이드 지역에 차세대 원자로 3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정부와 한전으로서는 반드시 수주를 해야 하는 사업이다. 더욱이 탈원전 정책을 표방한 정부로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도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것이었다.

자유한국당도 이에대해 정부의 무리한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력사용량이 최고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탈원전 정책이 현실에 맞지 않는 데다, 영국 원전 수주 길마저 막혔다고 정부의 경제 실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탈원전을 선언한 국가에서 오랜 기간 전문가와 필요부품을 적기에 조달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앞으로 협사의 여지는 남아 있지만 최종적으로 영국 원전 수주가 불발된다면 앞으로 우리나라 원전수출의 기반은 무너질 전망이다.

50년 가까이 쌓아온 세계 최고의 기술·경쟁력을 보유한 우리나라의 원전산업이 뿌리째 흔들리는 계기가 돼서는 곤란하다. 한전과 산업통상자원부는 목숨을 건다는 비장한 마음으로 영국 원전 본계약 체결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한전의 수주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지도, 다른 사업자가 대안으로 떠오른 것도 아니어서 지레 낙담할 필요는 없다고 정부는 설명하고 있다.그러나 모든 상황이 우리에게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한전에 얽매이지 않고 협상 대상자의 폭을 더 넓히겠다는 원사업자 도시바의 전략이기 때문이다. 2009년 UAE 바라카 원전에 이은 사상 2번째 원전 수출은 반드시 성사돼야 한다. 또 여부를 떠나 탈원전 정책의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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