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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서해5도 ‘용치’ 대책 마련해야

‘용치(龍齒)’는 ‘용의 이빨’이란 소리다. 적 탱크의 진입을 저지하기 위해 하천 등지에 촘촘하게 설치하는 장애물이다. 용치는 바닷가에도 있다. 백령도, 대청도, 연평도 등 서해5도 바닷가 곳곳에도 용치는 2열, 또는 3열로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이 용치는 우리 군이 북한군의 해안 상륙을 막기 위해 1970~1980년대 집중적으로 설치했다. 해안 용치는 약 3m 높이로 콘크리트나, 철제로 만들었다. 어민들과 환경단체가 확인한 것만 해도 서해5도 3개 섬에서 12군데 3천 개 이상 된다고 한다.

이 용치가 설치된 이후로 어선이 파손되는 등 어업활동에 지장을 받고 해수욕장도 폐쇄되는 등 섬 주민들의 피해가 컸다고 한다. 그럼에도 국가 안보 차원에서 크게 문제제기를 하지 못한 채 몇 십 년을 견뎌왔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면서 많은 용치가 훼손돼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무용지물이 되고 흉물이 됐다. 이에 섬주민과 환경단체들은 용치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섬 주민과 인천녹색연합은 지난달 24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도 열고 “과거에는 안보와 국방을 위해 존재했지만 현재는 쓰임이 없는 용치가 오히려 주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이라며 “분단과 대립의 상징인 용치는 철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치가 전력상 방어시설로 필요하다면 관리를 철저히 하고 수요에 따라 보강을 해야겠지만, 대다수 용치는 관리를 하지 않아 이미 방어시설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흉물로 변했기 때문에 조속히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인천녹색연합은 기자회견을 통해 용치로 인해 어항 기능 상실, 해수욕장 폐쇄, 어선 파손, 경관 훼손 등 주민들이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도 용치는 오래전부터 기능을 상실했고 주민들의 어업활동과 해안관광에 지장만 줄 뿐이라며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군 당국은 아직 사용 중인 시설이라며용치 철거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 같다.

이미 용치 철거 사례가 이미 있다. 지난 2016년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을 위해 고양시 덕양구 현천동 한강둔치 자전거도로에 설치된 군사시설물 용치를 철거하고 대체 시설물을 설치했다. 또 포천시 야미천과 연천군 차탄천의 용치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낙차댐을 설치했다. 여름철 집중 호우 시 각종 부유물이 용치에 걸리면서 하천이 범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섬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서해 5도의 해안가 용치도 철거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주민 피해를 줄이는 대체시설물을 고민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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