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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노블리스 오블리주, 병역으로 통하다

 

세계 각국은 그 나라가 처한 안보상황과 위협수준 등에 따라 국가방위에 필요한 군 규모를 우선 정하고, 경제여건 및 병역자원 등을 고려하여 자국 실정에 맞는 병역제도를 채택하여 운영한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나라는 최근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한반도에 평화의 봄바람이 불고 있지만 과거 북한의 도발, 동북아 지정학적 구조 등으로 일정 수준의 군 병력을 유지할 수밖에 없으며, 국가재정 부담, 인력획득 여건 등을 고려하여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다.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누구나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병역은 국민들에게 민감한 문제이며 관심의 주제다.

특히 고위공직자, 연예인, 체육선수 등 흔히 말하는 공인(公人)의 병역이행 여부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병역문제가 인사청문회의 단골주제로 등장하거나, 모 가수가 병역면탈로 국민들로 부터 외면당해 연예활동을 중단하고, 본인이나 자녀의 병역사항으로 선거에서 곤혹을 치르는 정치인을 보면 그 정도를 실감할 수 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과거와는 달리 자진하여 당당히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연예인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연예인들이 군에 입대하면 팬들로부터 잊혀져 인기가 하락하고 전역 후에도 재기하기 힘들어 입영하는 것을 최대의 위기로 여긴 적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훈련강도가 높다는 해병대, 특전사에 지원 입대하고 심지어는 현역복무를 하지 않아도 되는 4급 보충역대상이 질병을 치료하여 현역병으로 복무하는 경우도 있다.

팬들도 병역의무 이행 기간에 그들을 잊기보다는 응원하고 격려하며 더 큰 사랑을 보여주니 복귀 후에 인기가 더 상승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연예인, 체육선수 등 사회관심자원이 자진하여 병역을 이행하는 풍토가 조성되는 것은 참으로 고무(鼓舞)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중 극히 일부가 특별한 지위와 우월한 신분을 이용하여 병역 면탈을 시도하기 때문에 국민들은 권력, 직업, 재력 등에 따라 병역의무가 왜곡된다고 인식하는 면이 있다.

국민들의 이런 의구심을 해소하고 더 이상 반칙과 특권이 설 자리가 없는 공정병역을 구현하기 위해 병무청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연예인 및 체육선수, 고위공직자·고소득자와 그 자녀 등의 병적을 별도 관리하고 있다. 대상인원은 6월 말 기준 총 3만3천496명이며 이 중 체육선수가 2만5천71명으로 그 비중이 가장 크다.

18세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시점부터 병역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이들의 병역의무 연기 및 감면, 각종 병역처분을 포함한 병역이행 전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이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이 제도의 일환(一環)으로 병역처분의 적정성 검증을 위해 법학, 의학, 행정학 등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외부위원을 포함한 공정병역 심의위원회를 지난해 9월 구성하였으며, 병적 별도관리자 중 병역감면자, 고령자 등 일명 집중관리 대상자에 대한 정확한 관리 및 병역이행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전산시스템도 개발·구축 중에 있다.

또한 지난 3~4월에는 대상자 전원에게 성실한 병역의무 이행을 당부하는 안내문을 발송했을 뿐만 아니라 관련 유관단체의 임직원을 초청하여 제도의 취지를 소개하는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병적 별도관리는 2004년부터 논의되기 시작하여 13년 만에 국민적 합의로 마련된 제도이다.

어렵게 시작한 만큼 이를 토대로 사회관심자원의 병역사항을 집중 관리하여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가 실현되기를 바라며, 더 나아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병무행정 및 공정 병역문화가 뿌리 깊게 정착되어 국민을 통합하는 큰 힘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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