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몰리는 주말… 실종된 단속, 넘쳐나는 ‘1회용 컵’
손님 몰리는 주말… 실종된 단속, 넘쳐나는 ‘1회용 컵’
  • 박건 기자
  • 승인 2018.08.05 20:31
  • 댓글 0
  •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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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숍 플라스틱컵 ‘규제’
공무원 휴무일 ‘단속도 휴무’

“머그컵 닦을 시간 없어서”
‘탁상행정’ 비웃는 업주들
“주말에는 단속도 없고, 규제도 없고, 그 흔한 제지도 없어요. 차라리 매일 주말이었으면 좋겠어요”

환경부와 전국 지자체가 지난 2일부터 매장 내 1회용 컵 사용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돌입한 가운데 정작 공무원들이 쉬는 주말에는 단속도 함께 멈추면서 ‘커피숍 일회용 플라스틱컵’ 규제가 보여주기식 단속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1회용 컵 단속’을 비롯해 각 지자체들이 앞다퉈 내놨던 미세먼지 강화 대책과 각종 불법 행위 단속 등이 공무원들의 휴무일인 주말만 되면 사실상의 ‘공백기’로 전락, 규제 시행 전보다 오히려 피해가 더 커지면서 대책다운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 수원에만 20개나 넘는 체인점을 거드린 대표적인 한 커피숍은 보란듯이 매장 내 1회용 컵에 커피와 음료를 담아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있었다. ‘카페거리’로 유명세를 톡톡히 타고 있는 수원과 용인, 성남 지역의 카페나 커피숍들에서도 비슷한 광경이 쉽게 목격됐고, 일부 백화점과 대형 마트 내 커피숍들은 ‘규제 예외지역’인양 당연한 듯 1회용 컵이 넘쳐 났다.

환경부와 각 지자체가 지난 2일부터 1회용 컵 매장 내부 사용 적발 시 2회까지는 2만원, 3회는 200만원의 과태료 부과 방침과 함께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갔지만 불과 이틀만에 이같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는 현장에서 실종돼 자율적인 운영도 쉽사리 찾아보기 어려웠다.

부천에서 30㎡ 남짓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29·남)씨는 이날 1회용 컵 제공을 묻는 질문에 “주말에 손님이 많다보니 머그컵 닦을 시간도 부족하고, 단속이 없다보니 급한대로 플라스틱컵에 커피를 담았다”며 “인건비도 올라 가뜩이나 운영도 어려운데 머그컵 닦겠다고 알바 한명 더 쓰는 바보가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에 공감한다”는 수원역의 한 카페 직원 A씨도 “평일에는 손님이 적어 머그컵 제공에 별 문제가 없고, 테이크아웃하는 직장인이 많아 단속해도 걸리지 않는 등 무리가 없었다”면서 “정작 손님이 몰리는 주말에는 공무원들이 쉬면서 단속공백도 함께 오는데 이게 바로 공무원들의 탁상행정의 효과”라고 비꼬기도 했다.

수원의 한 백화점 내 커피숍에서 1회용 컵을 들고 앉아 있던 한 시민은 “사실 1회용 컵이 사용하기도 편하고, 어차피 이번 단속도 다른 규제들처럼 주말만 되면 실종될꺼라는 예상들이 여지없이 들어 맞았다”며 “인건비 한푼에 목마른 자영업자나 편리성을 내세우는 고객의 심정은 모른채 윽박만 지르고, 생색내기 급급한 정책들은 이제 그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주말에는 사실상 휴무 등의 근무여건과 함께 인력 부족으로 제대로 된 단속이 불가능하다”며 “당직인원들이 민원이 발생하는 곳을 대상으로 단속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박건기자 90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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