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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고은수

아쉬우면 메타세쿼이아
창밖에서 흔들리는 커다란 귀를 본다

모두가 떠나고 혼자 집에 남겨지는 일
슬프지 않다. 생각하려고 애썼다

말로 다할 수 없는 것은 이파리가 무성해

귓바퀴가 움직이기를 가다리고 있다
바람이 찾아온다면,

머뭇대는 고백 안쪽까지 서서히 열리는 동굴
초록이 난무해서 과오가 흘러나온다

이 아침 내 영혼은 조촐하다

모든 것은 용서받을 것이다
아쉬우면 메타세쿼이아

- 고은수 시집 ‘히아신스를 포기해’ 중에서

 

 

 

 

참으로 서정적인 시다. 아침은 우리에게 있어 신선함과 청량감을 느끼게 하는 시간이다. 시인은 아쉬운 마음이 있을 때마다 메타세쿼이아 생각한다. 메타세쿼이아는 중국이 원산으로 호수나 강가에 자라는 지구상에서 은행나무와 함께 가장 오래된 교목이다. 수형이 뚜렷하고 푸른 잎사귀가 무성해서 그 나무를 보면 왠지 위안을 갖게 되는 나무다. 혼자 있어도 흔들리는 그 나무를 보면 슬프거나 외롭지 않은 것이다. 시인은 조촐한 영혼 속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아침을 맞고 있는 것이다. /정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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