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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산가족 상봉 정례화하라

20일부터 23일까지 남북 이산가족들이 금강산에서 상봉행사를 갖고 있다. 이산가족들은 2박 3일간 총 6번, 11시간 만난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 2015년 10월 이후 중단됐었다. 이번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것으로 ‘판문점 선언’ 후속 조치다. 민족상잔의 비극 6·25 전쟁 전후 무려 70년 가까이 헤어져 있던 이산가족은 2박 3일간 모두 6차례, 11시간의 상봉 기회를 갖는다. 이번에 금강산에 간 사람들은 남측 이산가족 89명과 동행 가족들이다. 남측 이산가족들은 20일 오전 속초에서 육로를 통해 고성을 거쳐 상봉 행사장인 금강산에 도착했다.

이날 오후 첫 번째 단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가진데 이어 북측이 주최하는 환영만찬에 참석해 이산의 슬픔을 달래고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그리고 오늘(21일) 개별상봉(2시간)에 이어 호텔 객실에서 가족별 점심 식사(1시간)를 하게 된다. 남북 양측의 배석자 없이 가족끼리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오붓한 시간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5~70여 년 간 만나지 못했던 가족끼리의 만남에서 무슨 얘기들이 오갈지 미루어 짐작이 간다. 서로의 안부와 친인척들의 생존여부 등 그동안 떨어져 살아오느라 알 수 없었던 얘기들을 하면서 가슴이 먹먹할 것이다.

내일(22일)은 작별상봉에 이어 단체로 점심 식사를 하며 마지막 상봉을 하고 다시 기약 없는 만남을 약속하며 헤어진다. 이어 24일부터 26일까지 북측 이산가족 83명이 남측 가족을 만나는 2차 상봉 행사가 이어지는데 이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 계속될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번 이산가족 상봉행사에는 이산가족 1세의 상당수가 이미 사망하거나 건강 사정 등으로 상봉행사에 나올 수 없었다. 남측 상봉단 가운데 최고령자인 101세 백성규 할아버지와 93세의 백민준 할아버지는 아들이 먼저 세상을 떠나 북측의 며느리와 손녀를 만나야 했다.

91세의 이춘애 할머니는 만나고 싶었던 남동생이 바로 지난해에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산가족 생존자의 고령화에 따라 생존자는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2000년부터 금강산에서 제20차까지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졌지만 남북 4천677가족만 만남의 기쁨을 누렸다. 통일부에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13만2천명, 이중 7만5천명은 이미 사망했다. 이렇게 찔끔찔끔 남북관계 상황에 따라 만날 일이 아니다. 이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 상봉은 정례화 돼야 한다. 가족 간의 상봉은 천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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