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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끝나지 않는 개고기 논쟁

지난 16일은 삼복 중 마지막 복날인 말복이다. 이날 복다림용으로 엄청난 수의 닭과 염소, 개들이 수난을 당했다. 폭염을 견디느라 허약해진 체력을 보충한다는 복다림은 세시풍속으로 뿌리내렸다. 복날에는 물가에서 고기를 잡아 천렵국을 끓여 먹었으며 민어탕과 육개장을 먹기도 했다. 특히 삼계탕과 개장국은 복날을 대표하는 보양음식이다. 그런데 개고기를 사용하는 보신탕이 삼복 때만 되면 문제가 되고 있다.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지난 88서울올림픽 때 한국인들의 개고기 식용문제를 들먹이며 서울올림픽을 보이콧하자는 프랑스 여배우 브리짓 바르도의 발언이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그 후 한국은 대표적인 개 식용국가로 인식됐다.

그런데 우리나라만 개고기를 먹는 것이 아니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심지어는 유럽 일부 지역에서도 개고기 식용문화가 있다. 중국 광서 장족자치구엔 개고기축제도 있다. 중국에서는 매년 약 1천500만~2천마리의 개·고양이가 식용으로 도축되고 베트남에서도 500만마리 이상의 개가 도축되고 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에도 개를 즐겨 먹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지난 1월에는 배우 캐머런 디아즈, 생태학자 제인 구달 등 총 93만명이 참여한 개고기 식용 반대 서명이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전달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는 이런저런 이유로 최근 개고기 거래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18일 개막된 자카르타 아시안게임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개 도살금지를 주장하는 동물보호단체와 육견협회 개농장 주인들이 서로 다른 주장을 펴면서 찬·반 집회를 열고 있다. 지난 7일엔 청와대 앞에서 두 집단이 마주쳤다. ‘개, 고양이 도살금지를 위한 국민연대’는 이날 개, 고양이 도살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전국 약 1만5천 곳 개농장에서 매년 약 200만 마리 이상의 개들이 잔인하고 처참하게 죽어가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개고양이 식용금지법’ 제정도 주장하면서 법 통과를 위해 무기한 단식농성을 선언했다.

반면 지난 24일부터 이곳에서 생존권 보장을 위한 릴레이투쟁집회를 열고 있는 육견협회는 지난 40년간 개고기를 방치한 정부와 1만7천여 개사육 농민들을 위협하는 동물보호단체를 비난했다. 동물 보호는 중요하다. 하지만 개고기 먹는 이들을 ‘야만’으로 몰아붙이는 것도 옳지는 않다. 우리나라에서 이 논쟁은 쉽게 결론에 도달할 수 없다.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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