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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보호, 우리에게 맡겨주세요”

 

 

 

저어새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 보호 위해
3월 개관… 150일간 138마리 구조·치료
이중 57마리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내

어린이·청소년 대상 생태 교육도 진행
체험 위주 구성 야생동물 보호의식 함양
사람과 자연 ‘공존’ 생각해보는 계기

장윤정 센터장 “멸종위기 동물 보호,
다음 세대까지 물려주기 위한 의무”


생태계 파수꾼 ‘인천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인천시가 생물 다양성 유지와 멸종위기 동물 보호를 위해 야생동물의 치료와 재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환경부의 제4차 전국자연환경조사에서 인천지역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저어새, 수달, 흰꼬리수리, 수원청개구리 등과 Ⅱ급인 물범, 삵, 물수리, 금개구리 등 약 30여 종의 멸종위기종이 관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특히 인천의 깃대종인 저어새는 강화갯벌이나 남동유수지 등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지만 세계적으로 멸종위기 동물에 속하는 동물로 국제적인 관심대상 동물이다.

멸종위기 동물이나 천연기념물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3월 ‘인천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를 개관하고 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운영을 시작했다. 센터 운영 이전에는 자치 군·구가 지정한 동물병원이나 민간기관에서 야생동물의 구조와 치료를 전담했으나, 야생동물을 위한 전문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일차적인 치료 외의 지속적인 관리는 사실상 어려웠다. 현재 센터는 진료실, 수술실, 방사선실, 집중치료실 등 치료시설과 동물들이 야외에서 적응할 수 있는 조류 계류장, 포유류 계류장 등 전문시설을 갖추고 야생동물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인천은 센터의 운영으로 야생동물의 구조와 치료, 재활 그리고 자연복귀까지의 체계가 갖춰져 구조된 동물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 생태계를 지키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개관 150일 138마리 동물 구조·치료

송도국제대로 솔찬공원 내 문을 연 인천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가 이달 20일에 개관 150일을 맞았다.

최근 3년 동안 전국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의 방사율은 33% 수준에 머물렀다.

인천센터는 최신 장비와 시설을 갖추고 시작한 만큼 야생동물의 자연 복귀율을 40%까지 높이는 게 목표다.

지금까지 센터는 총 138마리의 야생동물을 구조·치료했으며, 이 중 57마리가 무사히 치료를 받고 자연의 품으로 돌려 보냈다.

인천센터에서 그동안 치료한 야생동물은 조류가 31종 127마리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포유류 3종 10마리, 파충류 1종 1마리였다.

여기에는 저어새 등 환경부가 지정한 국내 멸종위기 야생생물 8마리와 천연기념물 50마리가 포함돼 있다.

특히 자연으로 돌아간 57마리 중 37마리는 천연기념물 또는 멸종위기종이다.

동물들의 조난 원인은 어미를 잃은 어린 동물이 53건, 충돌 및 추락사고로 인한 부상이 34건, 기아 및 탈진으로 조난된 동물 31건의 순으로 나타났다.

충돌 및 추락사고의 경우 천연기념물인 솔부엉이, 소쩍새, 황조롱이가 17건으로 전체 34건 중에 절반을 차지했으며, 이 중에서도 안타깝게 폐사로 이어진 개체가 솔부엉이 4마리를 포함 총 8마리로 절반에 가까운 폐사율로 이어졌다. 이는 빠른 속도로 비행 중 건물 유리벽에 충돌할 경우, 뇌에 직접적으로 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며 충돌 이후 추락으로 인해 2차적으로 큰 부상을 입는 경우도 발생한다.

유리창에 자외선 반사테이프나 버드세이버 등을 활용해 야생조류를 보호 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 실정이다.

인천센터는 현재 독수리, 솔부엉이, 쇠백로, 원앙 등 총 13마리를 보호 중이다. 이 중 솔부엉이 1마리, 원앙 1마리, 쇠백로 1마리, 흰뺨검둥오리 1마리는 8월 안에 치료를 모두 마치고 자연으로 돌려보낼 예정이다.

센터 관계자는 “지난 6월에는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 동물에 속하는 저어새가 버려진 낚시 줄과 바늘로 인해 심각한 손상을 입고, 구조 된 지 1시간 만에 폐사한 안타까운 사례도 있었다”면서 “우리의 이웃인 야생생물을 보호하고, 다음 세대에게 건강한 생태계를 물려줄 수 있도록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초·중·고생 대상 생태 프로그램 운영

인천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서는 관내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야생동물 생태 교육 및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관내 초·중·고 학교 및 단체의 신청을 받아 진행되며, 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이해를 돕고 그 필요성을 알리고자 교과를 벗어나 흥미로운 주제를 활용한 교육 및 체험 위주로 구성됐다.

저학년의 경우 인천에서 볼 수 있는 야생동물의 다양한 종류를 알아보고, 동물보호의 필요성을 인식해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고 체험하는 기회가 제공된다.

고학년의 경우는 야생동물과의 공존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학교의 진로체험과 연계하여 부상당한 야생동물의 진료와 수술을 참관하고 자연복귀 사례를 통한 치료과정을 알아보는 등 수의사와 재활사육사에 대한 직업체험을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인천 관내 4개 학교의 고등학생 46명이 교육에 참가했다. 앞으로도 연간 6회 이상 교육을 실시하여 인천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야생동물 보호 의식을 함양시키고 있다.

생태 프로그램에 참가를 원하는 경우 ‘꿈길’(www.ggoomgil.go.kr) 등 웹사이트를 통해 접수하거나 유선(☎858-9703)으로 접수할 수 있다.

다만 야생동물의 치료와 재활을 위한 장소이기에 사전 접수한 학교 및 단체에 한하여 방문을 허용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우리 생활에 밀접한 야생동물에 대해 알아보고, 직접 눈으로 보며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생태교육을 통해 사람과 동물이 함께 공존하는 방법과 우리의 역할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야생동물 활동이 많아지는 여름, 보호에 관심 기울여야

폭염이 지속되는 현재 야생동물도 활동이 많아지는 시기다. 먹이활동이 분주해지고 짝짓기를 위한 다툼이 다발하며 환경에 적응이 덜된 어린 동물이 많아 다양한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야생동물을 발견하는 일이 많아지게 된다.

야생동물을 발견한 경우 안타까운 마음에 즉각적인 보호조치를 하는 것은 오히려 동물에 피해를 줄 수 있다.

동물과 거리를 두고 도움이 필요한 상황인지를 관찰해야 하며 특히 어린 동물의 경우 어미가 다가올 수 있도록 충분한 거리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도움이 필요한 동물이라도 개인의 안전을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구조해야 하며 구조 후에도 적절한 후속조치를 진행해야 하므로 관할 군·구청이나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032-858-9702~4)로 연락 할 것을 당부했다.

장윤정 인천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장은 “현재 우리 주변에 흔한 동물들을 다음 세대의 아이들은 책에서밖에 볼 수 없다면 부끄러운 일”이라며 “멸종위기 동물을 보호하는 것은 현재에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자연을 다음 세대까지 물려주기 위한 노력이며 의무다”라고 말했다./인천=박창우기자 pc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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