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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통계 그리고 독설

영국수상을 지낸 디즈레일리는 항상 통계수치를 인용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의회에서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문도 각종 통계수치를 조목조목 인용해 대답함으로써 예봉을 피해 나갔다. 그리고 대답을 할 때마다 그는 항상 메모지를 봤다. 어느 날 평소와 마찬가지로 통계를 인용, 조리 있게 대답한 뒤 자리로 돌아오던 중 메모지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러자 평소에 감탄해온 한 의원이 그것을 주웠다. “도대체 무엇이 써있을까” 궁금해 하며 메모지를 본 의원은 깜짝 놀랐다. 그 메모지엔 숫자 하나 없는 백지였던 것이었다.

대화를 할 때 약간의 수치를 곁들이면 그 내용을 빠삭하게 알고 하는 말처럼 들린다. 두서없는 주장이라도 그 속에 몇 개의 수치를 인용하면 사람들은 쉽게 수긍을 한다. 숫자는 과학적이라는 이미지와 설득력 있는 힘을 갖기 때문이다. 나라를 운영하면서 국민을 설득시키는데 통계만한 것이 없다고 말하는 것도 이 같은 연유다. 뿐만 아니다. 정보화 사회에서 통계는 그 중요성과 유용성이 높다. 또 국가나 회사의 중요한 정책결정에서부터 개인의 사적인 결정에 이르기까지 널리 이용 된다.

하지만 이처럼 유용한 통계에 대한 일반인의 신뢰는 높지 않은 것 같다. 따라서 많은 냉소적인 독설도 존재한다. 디즈레일리 전 영국수상이 남긴 유명한 말도 그중 하나다 “거짓말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 통계의 유용성과 중요도를 생각할 때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런 말도 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거짓말쟁이들은 숫자를 이용할 궁리를 한다.”

통계가 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헌을 고려한다면 이보다도 나은 대접을 받을 권리가 있으나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통계가 공정성을 잃고 어떤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자주 조작. 왜곡되어온 결과이기도 하고. 복잡한 통계는 일반인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해 숫자놀음을 통한 사실의 왜곡이나 논리의 비약으로 자기의 주장을 합리화하려 한다면 통계에 대한 불신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 통계청장의 교체를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인 요즘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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