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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장관이 새겨야 할 덕목

‘장관의 성공적인 업무수행을 위한 지침서’란 것이 있다. 언론의 하마평에 오르내릴 때, 장관 후보로 지명될 때, 국회 인사청문회 때 각각 무엇을 조심하고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 적어 놓은 이른바 ‘장관 매뉴얼’이다.지난 2002년 중앙 인사위원회가 만들었다. 거기엔 “천재지변도 장관의 책임이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큰 수해가 나도 장관은 책임져야 한다.”“보통 사람과 같아선 안 된다. 밤잠도 자지 않고 일해야 한다” 부터 “새벽에 전화를 건 기자에게 친절하게 대답하라”는 등의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담고 있다.

비록 미국의 경우지만, 43세의 나이로 최연소 국방장관이 됐고 백악관 비서실장과 하원의원을 지낸 도널드 럼즈펠드가 고위 공직자들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꼽은 ‘럼즈펠드 규칙’ 이란 것도 있다. 내용은 ‘대통령에게 욕을 퍼붓는다고 생각할 만큼 직언을 할 용기가 없다면 그 자리에 남아 있어선 안 된다. 비난받지 않는다면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 등이 담겨 있다.

공직자의 지침은 2000년 전에도 존재 했다. 중국 전한시대 유향(劉向)이란 학자가 정리한 ‘육정육사(六正六邪)’가 그것이다. 그는 바른 신하로 “앞일을 헤아려 군주에게 선정을 베풀도록 하는 성신(聖臣), 좋은 계획을 진언하고 옳은 길로 가도록 보필하는 양신(良臣), 어진 사람을 적극 추천하는 충신(忠臣), 일을 잘 처리해 군주를 편안하게 하는 지신(智臣), 원칙을 존중하고 검소한 생활을 하는 정신(貞臣), 잘못을 거침없이 지적하는 직신(直臣)”을 꼽았고 반면 “녹을 탐하고 지위에 안주하는 구신(具臣), 아첨을 일삼는 유신(諛臣), 겉과 속이 달라 판단을 흐리게 하는 간신(奸臣), 남을 참소해 분열을 일으키는 참신(讒臣), 개인적 이익만 추구하는 적신(賊臣), 군주의 혜안을 가려 나라를 망치는 망국신(亡國臣)”은 나쁜 신하의 범주에 넣었다.

시대를 막론하고 이런 지침들이 나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관직에 오르면 바르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어제 중폭의 개각으로 정부의 새로운 진용이 갖춰졌다. 입각한 장·차관들이 새겨야할 덕목이 아닌가 생각한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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