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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교육계 갑질 문화 이제 바로 잡아야 한다

 

 

 

최근 경기도 시흥 A고교의 모교감의 언어폭력을 참지 못한 교직원 59명(88%)이 교감의 발언을 참다못해 ‘민주적 학교문화 정립을 위한 A고 교사 의견서’라는 연명부를 작성해 도교육청에 중징계를 요구하고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올렸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8월 6일 감사에 착수하여 피해 교사들과 교감을 조사했다.

문제는 지난 7월 해당고교의 소속 지역교육청인 시흥교육지원청에 이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였으나 “소통의 부재로 발생한 일로 보인다”는 안일한 답변을 듣고 사건을 더욱 심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시흥 A고교의 교사들은 “교감이 부임한 지난해 9월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성희롱·비속어 등을 들어왔다. 복장 강요는 물론, 여교사로서 성적 수치심을 느낄만한 발언을 들어왔다”며, “학생들 앞에서도 면박을 주곤 해 교사의 권위를 실추시키기도 했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고교의 교직원들은 작년 9월부터 10개월 이상 교감의 폭언과 갑질로 절망과 무력감에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통상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가해자와 피해자는 즉각적으로 격리 조치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교직원들이 가해 교감으로부터 무한한 피해를 받고 있음에도 해당 교육지원청은 격리조치는 커녕 수수방관한 격이 되버렸다.

‘초중등교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감의 임무는 ‘교장을 보좌하여 교무를 관리하고, 학생을 교육하며, 교장이 부득이 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때에는 그 직무를 대행’하는 것이다. 법률에 따라 임명권자에 의하여 임명된 직위라고 할 수 있지만, 독립직으로서 상응하는 고유한 직무가 독립적으로 명백히 정해져 있지는 않다.

하지만 보다 실제로 보면, 교감은 교장과 교사의 중간 위치에서 학교 내 구성원 모두가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게 하여 직무수행에서의 최대의 만족을 얻게 하고 조직에 최대의 공헌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직무를 수행하는 교감은 중간 관리자로서 교직원들의 본연의 능력뿐만아니라 잠재적인 능력까지 끌어올려 학교발전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허나 모든 폭력의 시작인 언어폭력으로 교사와 교육행정직의 사기저하를 불러오는 것은 물론, 하물며 모든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의 귄위를 떨어뜨리는 행위는 교육자의 본연의 모습이 아니다.

과연, 아직도 언어폭력과 갑질을 행하는 교감이 존재하는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이런 몰지각하고 비교육적인 사건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승진에 올인하는 교육계의 구조탓일 듯 하다.

시도교육청별로 존재하는 교사의 공통가산점과 선택가산점 평정(승진규정 제5장)기준 일람표를 보면, 수많은 가산점 항목, 일평점, 월평점, 상한점, 합산상한점 등 깨알같은 점수들이 교사들을 점수들의 노예로 만들어버린다.

가령, 일평점은 소수점 아래 넷째자리(0.0001)까지 주어지는데 이 가산점을 더 받기 위해 교사들은 멀고먼 도서벽지도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한 지금도 많은 교사들이 나도 모르게 만들어진 0.0001점의 불편한 승진제도로 힘들어하고 있다.

앞으로, 일선학교에서 쉬쉬하고 조용히 넘어갈려는 몰지각한 교육자의 언어폭력과 갑질문화는 없애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하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학교문화가 조속히 정착되어야 한다.

교육부, 교육청은 비교육적이고 몰지각한 학교문화를 바로 잡을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마련하길 바란다. 툭하면 터지고 땜질하는 방식은 이제 고쳐야 한다. 감사하고 징계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그런 관리자가 관리자가 되지 않도록 승진제도의 손질이 필요한 것이다.

교육청은 해당고교의 교감의 폭언과 협박으로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을 교직원들에게 조사만 할 것이 아니라 상담 및 심리치료 지원 등을 하루속히 진행하길 바란다.

교사, 교감, 교장은 모두 교육공무원으로 동일하다. 차곡차곡 쌓여진 마일리지 점수로 승진하는 교감, 교장은 자격증은 있다. 그 자격증은 학생, 교사, 학부모를 위한 자격 있는 자격증이 아니다. 교육부, 교육청은 자격 있는 교감, 교장을 위한 승진제도 개혁에 앞장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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