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농촌마을 아이들 꿈에 날개 달아주는 ‘참 스승’

아이들 향한 마음으로 전근 거부… 30년간 이동초서 ‘교편’
이동 청소년 방과후 공부방 조성·운영수당으로 장학회 설립
작은 운동회·역사 기행·갯벌체험 등 다양한 문화체험 진행

 

 

 

포천 이동면 이동초등학교 김 정 진 교사

포천시의 작은 농촌마을 어린이들에게 36년간 큰 나무가 되어주고 있는 초등학교 교사가 있다.

주인공은 포천시 이동면 이동초등학교의 김정진 교사.

그는 1979년 초등학교 교사로 교편을 잡은 이후 지금까지 36년 동안의 교직생활 중 30년을 모교인 이동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짧게는 1년, 길게는 6~7년마다 다른 지역으로 전근을 가는 일반 교사들과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이는 김정진 교사가 아이들을 위해 타 지역으로의 전근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1982년 이동초등학교로 전근을 온 지 2년이 되던 해, ‘내가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를 고민하던 그는 아이들이 편히 모여 공부하고 시간을 보낼 공간이 없다는 것을 떠올리고는 마을회관을 빌려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을 열었다. 그것이 바로 이동 청소년 공부방의 시작이었다.

이에 아이들은 평일뿐 아니라 주말인 토·일요일에도 공부방에 나왔다. 지금은 주 5일 운영되고 있지만 당시 이동 청소년 공부방은 2010년까지 30여 년 동안 설과 추석 당일을 제외한 363일 내내 밤 11시까지 문을 열고 아이들을 맞았다.

“때로는 몸이 아프거나 바쁜 일정으로 힘든 순간이 있긴 했습니다. 가족, 특히 아내에게 미안했지요. 그렇지만 제가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했어요.”

그러나 그가 아이들의 공부만을 신경 쓴 것은 아니었다.

작은 운동회부터 남도 역사 문화기행, 갯벌체험 등을 진행하며 아이들의 반응을 살피면서 큰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체험의 기회가 적은 아이들을 위해 각종 체험활동을 시도한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현재 이 공부방에서는 10개가 넘는 문화·체육·체험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아이들을 위해 무보수로 일해왔던 김정진 교사는 1992년부터 정부로부터 청소년 공부방 운영수당이 나오면서 그 돈을 더욱 의미있게 쓰고자 장학회까지 설립하고 말았다.

이제는 뜻을 같이해주는 지역주민들도 늘어났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15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할 수 있었다. 이후 장학회의 도움을 받은 학생들은 자신들이 받았던 장학금을 40년간 상환하는 방식으로 장학회의 2세대 후원자가 되어 장학회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

김정진 교사는 “이동면 방과 후 공부방은 제게 있어 ‘삶’ 그 자체입니다”라며 “자신의 삶인 공부방에서 아이들이 꿈을 꿀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포천=안재권기자 ajk8504@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