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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수원 열린 문화공간 ‘후소’에 거는 기대

지난 5일 수원시 행궁동 공방거리에 ‘남창동 열린 문화공간 후소(後素)’가 개관됐다. 이 공간은 수원 출신 미술사학자로서 베스트셀러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 ‘단원 김홍도’ 등 명저를 펴낸 후소 오주석 선생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오주석 선생의 이런 저작들을 통해 국민들은 우리 선조들이 남긴 옛 그림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오죽하면 이날 오주석 유고간행위원회 민병훈 대표가 “우리나라 회화사는 ‘오주석 이전’과 ‘오주석 이후’로 나뉜다”라고 극찬했을까. 민대표는 “오주석 선생은 과거 현학적이었던 미술작품 해설을 구체적으로, 일반인들이 읽기 쉽게 쓰려고 끊임없이 노력해 미술사에 새로운 지평을 연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오주석 선생은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에서 “옛 그림은 어디까지나 살아 있는 하나의 생명체이다. 그것은 학문의 대상이기 전에 넋을 놓고 바라보게 하는 예술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선생은 김홍도 신윤복 정선 등 조선후기 화가들의 그림을 가장 깊이 연구했다. 간송미술관 연구위원, 호암미술관 학예연구원, 연세대학교 영상대학원 겸임교수,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등으로 근무하다 지난 2005년 2월25일 백혈병으로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났다.

그 의 죽음을 아쉬워한 주변 학자들이 유고를 모아 출판했고 수원에선 그를 기리는 사업들이 벌어졌다. 2011년 5월 수원시는 ‘수원 출신 미술사학자 오주석 심포지엄’을 대성황리에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오주석의 업적, 오주석이 연구했던 정조와 김홍도의 문화적 의미, 오주석을 수원의 문화콘텐츠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등에 대해 토론했다. 오주석 독서모임이 생기는가 하면 시내 어느 도서관엔 오주석 도서 코너도 마련됐다. 그리고 2016년 그가 소장했던 미술사 자료 4천500여 점은 수원시에 기증됐다.

이 자리에서 염태영 수원시장은 성안에 오주석 선생을 기념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약속이 지켜진 것이다. 남창동 열린 문화공간 후소가 있는 자리는 원래 ‘수원 남창동 99칸집’으로 알려진 ‘양성관 가옥’이란 대저택이 있었다. 1973년 용인 민속촌으로 옮겨진 뒤 1977년 김석철 선생이 설계해 지어졌다. 그는 서울 예술의 전당을 설계했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건축가다. 이처럼 장소적, 역사적, 건축적 의미가 있는 곳에 자리 잡은 문화공간에서 앞으로 미술사 등 다양한 강좌와 전시, 주민참여 프로그램들이 이어진다니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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