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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

/강인한

매미 울음소리
붉고 뜨거운 그물을 짠다
먼 하늘로 흘러가는 시간의 강물

저 푸른 강에서 첨벙거리며
물고기들은
성좌를 입에 물고 여기저기 뛰어오르는데

자꾸만 눈이 감긴다
내가 엎질러버린 기억의 어디쯤
흐르다 멈춘 것은

심장에 깊숙이 박힌
미늘,
그 분홍빛 입술이었다

 

 

 

 

통달은 하나로 꿰뚫음 즉, 일이관지(一以貫之)를 뜻할 때는 달관과 통하지만, 다다르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삶이 고통과 아픔이라는 인식을 버리지 않을 때 달관과는 거리가 멀다. 부연해서 말한다면 ‘살아있음의 의미’ 보다는 ‘살아 있음’ 그 자체에 천작하는 사람들의 진정성은 기쁨과 슬픔, 긍정과 부정 그 사이에 서 있음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음에 있는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시간의 흐름과 생명의 쇠락을 연결하는 미늘은 시인에게는 우주를 호흡하고 빨아들이는 입술이다. 심장에 박혀 있어 죽음을 앞두고 있으나 시간의 강물은 하늘로 흐르기에 우리를 아프게 꿈을 꾸게 하는 것이다. 살아온 연륜이 두꺼운 사람들에게 어찌 삶의 혜안과 깨달음이 없겠는가? 그럼에도 사람들은 안온한 평온보다 쉼 없이 쿵쾅거리는 심장의 아픔에 더 눈길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입술은 불꽃과도 같이 푸른 에너지가 충만 되어 있다.

/이채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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