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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小路行이 爲民의 정답이 될 수도 있다

 

“구우~~ 구우~~” 비둘기 울음소리가 새 아침의 여명을 연다. 반팔 차림으로 새벽운동을 나가면 조금 차갑게 느껴지는 초추(初秋)의 바람이 불어온다. 백로가 지나서인지 풀잎엔 방울방울 물방울 고개 숙인 벼, 떼지어 날아드는 잠자리, 산자락따라 만발한 코스모스, 맑고 높은 파란 하늘…. 어김없이 계절이 바뀜을 실감한다. 올 여름은 우리에게 정말 특별하게 기억될 날들의 연속이었다. 싱가포르에서의 북미간 정상회담과 6·13지방선거에서 여당의 압승, 일부 종목이지만 남북단일팀 구성 등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많은 볼거리와 즐거움을 제공했다.

거기에 연일 맹위를 떨치며 35도를 상회하는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됐다. 지표의 반사열은 찜질방 습열같아서 호흡이 헉헉 막히고 팔뚝엔 땀띠 천국이지만 부인이 입에 물려주는 ‘아이스바’는 순간적이나마 폭염을 물리치는 마술사로서 별미에 극치였다.

“수면시간을 제외하고 오손도손 알콩달콩 얼굴을 바라보며 산다면 얼마나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요?” 잠자리에서 내자(內子)가 갑자기 질문을 한다. 80대 중반까지 살 수 있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약 5년 정도, 약 1800여 일이다. 그리하여 그날 이후로 우리부부는 마지막 여생을 국가에 대한 새로운 소임과 꿈을 찾아 가꾸면서 기도하며 살기로 다짐을 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의료비 절감과 질병예방을 위하여 노인들 체질에 적합한 운동을 매일 한 시간 이상하기로 다짐했다. 그 운동에 최우선으로 실천하며 6개월이 지났다. 또한 전철에서나 승강기를 타려 할 때는 젊은이나 청년 학생들에게 우선 양보하기로 했다. 젊은 후손들이 열심히 뛰고 닦고 연마하여 적재적소에 취업해 홍익부국(弘益富國)인 자유민주국가를 만들어야 연금문제 등 경제적으로 빈곤 없는 나라가 될 것이며, 이는 노인복지국가의 천국이 탄생되는데 일익을 담당하는 지름길이라 믿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국가 지도자나 정치인, 공무원 또는 사회 유명인사 등등을 만나 기회가 주어지면은 이들에게 ‘때로는 소로행(小路行)’이라는 말을 해야겠다. 얼마나 삶이 어려우면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이 날마다 대책을 요구하고, 경제인, 정치인, 정당, 지방자치단체, 정부 할 것 없이 모두가 청년일자리 창출이 화두가 되었다는 말인가?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선친의 말씀이 생각이 나곤 한다. 옛날 어느 고을에 선비가 길을 가는데 머리에 짐을 인 여인이 앞에 오는데 선비 왈 “군자(君子)는 대로행(大路行)”이라 하면서 짐진 여인으로 하여금 비켜가게 했다는 것이다. 아니꼽지만 비껴간 여인이 뒤돌아보니 이번엔 황소가 오길래 고소해하면서 선비를 보고 있는데 “때로는 소로행”이라 하면서 황소를 비껴갔다고 하시든 말씀이다.

동양의 경서(經書)라 여기는 주역(周易)의 글자 易은 ‘바꿀 역’자 도 되지만 그 이전에 ‘쉬울 이’자가 먼저라는 뜻이다. 국정지표 대통령공약 정당정책 등등 모두가 ‘위민(爲民)’이 목적이고 목표라면 ‘때로는 차선책으로 소로행’이라는 그 선비의 지혜행(知慧行)을 한번쯤 유념했으면 한다. 청년 일자리 대책과 포용성장, 남북문제 등등으로 온 나라가 준 비상 상태이지만 위민의 철학으로서 정답같이 우리네 가슴에 깊게 다가옴이 느껴진다. 해서 ‘때로는 소로행’이라는 지혜를 그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어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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