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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아포리아]부부에게 가장 중요한 것

 

 

 

백년해로(百年偕老). 결혼을 했든 안 했든 한 번쯤 들어본 사자성어다. 그런데 이 말의 유래는 그 옛날 중국에서 한 병가 전장에서 멀리 떨어진 아내를 그리워하며 읊은 시인데, 고대 중국의 시가를 모아 엮은 오경(五經) 중 하나인 ‘시경(詩經)’의 격고(擊鼓)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당시에는 백년(百年)의 의미가 ‘오랜 세월’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의미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변하고 있다.

‘유엔미래보고서 2045’의 저자 박영숙 대표는 2045년에 인간의 평균수명은 130세가 넘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만약 30세에 결혼을 하고 이혼하지 않는다면 정말 100년을 함께 살게 된다. ‘오랜 세월’이 ‘100년’이 되고 있다. 생각해보자! 여러분이 이혼하지 않는다면 현재 배우자와 앞으로 몇 년을 함께 하게 될까?

‘오랜 세월’이 ‘100년’이 되면서 결혼제도는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부부로 살아가는 삶에도 노마디즘(특정한 방식이나 가치관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사유 방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평균적으로 두 번 이상의 결혼, 혹은 한 사람이 아닌 다수의 파트너와 함께하는 결혼생활 등 기존 가치관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부부 형태가 이야기되고 있다.

행복한 삶을 위해 새로운 방식의 결혼 생활을 받아들여야 할까? 아니면 한 사람과 100년을 살아야 할까? 만약 여러분이 이런 문제로 고민한다면 아포리아(난관)에 빠진다. 그곳에 빠지지 않기 위해 우리는 다른 질문을 해야 한다. 다행히도 19세기에 존재했던 사람이 우리의 어려움을 이미 해결했다.

톨스토이는 우리에게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첫째,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일까? 둘째,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일까? 셋째,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은 한 가지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이다.

지나간 과거는 바꿀 수 없다. 미래는 단지 현재의 결과일 뿐이다. 우리가 가진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은 오직 ‘지금, 이 순간’뿐이다. 과거와 미래는 우리가 지배할 수 없다. 배우자와 함께 하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삶에서 내가 사라지는 순간 행복도 사라진다. 행복을 느껴야 하는 주체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나의 소중함을 인지할 때 타인의 소중함을 챙길 수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모든 사람이 나만큼 소중한 사람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나와 함께 하는 오직 그 사람만 나와 함께 행복을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소중한 존재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조심하고 소중히 여긴다. 소중한 배우자가 내 옆에 있다. 소중한 사람을 위해 선행을 베푸는 것은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행복한 부부 생활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와 그만큼 중요한 배우자를 위해 하는 선행이다.

군혼, 약탈혼, 거래혼, 동성혼, 일부다처제, 일처다부제, 일부일처제 등 인류의 결혼제도는 계속 변화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어떤한 형태의 결혼 제도가 활성화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혼 방식이나 제도에 대한 고민은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 우리의 행복을 보장해 주는 결혼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의학과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인간의 절대적 시간은 늘어나고 있다. 또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상대적 시간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의미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소중한 것을 놓치는 순간, 우리의 시간은 사라진다.

“행동 없는 사색적 삶은 공허하고 사색 없는 행동적 삶은 맹목이다” 고대 그리스의 신학자인 그레고리우스가 한 말이다. 지금, 이 순간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것을 위해 행동할 때 행복한 부부의 삶이 다가온다.

아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겠다. 그리고 집에 들어가는 길에 아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사서 함께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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