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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학교폭력 없는 추석이 되길…

 

 

 

필자는 학교전담경찰관이다. 과거 사이버상으로 친구를 괴롭힌 경험이 있는 한 학생과 대화를 하던 중, 이번 추석에 무슨 계획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냥 집에 있으려고요. 어차피 부모님은 추석에도 일하신대요”라는 아이의 대답에, 한가위가 모두에게 똑같이 풍성한 날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히려 이 학생에게는 평소보다 쓸쓸함이 더 크게 느껴지는 날일 것이다.

실제로 사이버 폭력을 가하는 학생들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은 경우가 많다. 대부분 시간을 혼자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SNS 등 온라인 소통에 집중한다. 문제는 자극적인 것에 이끌리는 청소년기의 특성상 댓글의 수위가 점점 험해지고, 다른 친구를 모욕하는 게시물도 아무렇지 않게 올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순식간에 오프라인상 왕따나 집단싸움까지 초래한다.

이처럼 ‘직접 대면하지 않는다’는 SNS의 특장점은 막말과 인신공격을 쉽게 뱉어내게 한다. 군포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들은 최근 학교폭력의 불씨가 대부분 사이버상 언어폭력에서 비롯된다는 점에 착안, 등굣길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세상에서 고운말 쓰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청소년들의 일탈 행동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부모와 가족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물론 사정상 어쩔 수 없이 명절에도 일터에 나가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부모-자녀간의 정서적 애착은 꼭 긴 시간을 같이 있어야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녀가 스마트폰으로 친구들과 소통을 하는 과정에 어떠한 곤란함을 겪지는 않는지 대화를 나누어보고, 사이버상에서 반듯한 모습을 지킬 것을 서로 약속하는 것만으로도 자녀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긴 외로움은 결국 어긋난 방식의 스트레스 표출로 이어진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이번 추석을 계기로 아이들의 쓸쓸했던 마음이 따듯하게 보듬어질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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