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과 가운데 가장 값진 것은 비핵화 조치와 군사 긴장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평양공동선언이다. 남과 북은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고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로 이어나가기로 했다. 또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루어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할 방침이다. 또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으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해나가는 과정에서 함께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이밖에 올해 안에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는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고,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를 조성하는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
자연생태계의 보호 및 복원을 위한 남북 환경협력도 적극 추진한다고 밝혔다. 금강산 지역의 이산가족 상설면회소도 빠른 시일 내 개소하기로 했으며 이산가족의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나가기로 했다. 10월 중에 평양예술단 서울공연,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공동개최 유치, 2020년 올림픽 등 국제 대회 공동 출전, 3·1운동 100주년 남북 공동 기념, 김정은위원장 서울 방문 등 굵직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한결 가까워진 남과 북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연관된 인상적인 장면이 여러 번 있었는데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한군 의장대장이 ‘대통령 각하’라고 호칭한 것과, 첫날 우리방문단 차량행렬이 평양시내에 접어들었을 때 연도에 몰려나온 엄청난 수의 평양시민들이 “조국통일”을 연호하며 환영해준 일이다. 또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을 메운 15만 평양시민과 집단체조공연단 앞에서 공개 연설을 한 것은 현장 생중계 방송을 보면서도 눈을 의심케 하는 장면이었다. 15만 관중들이 모두 기립한 채 문 대통령의 연설에 박수와 함성을 보내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다. 문 대통령의 연설처럼 이제 “8천만 겨레의 손을 굳게 잡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야 한다. 더 늦기 전 전쟁 위험이 없는 한반도, 통일을 향해 함께 가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