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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유적지 관광활성화, 어떤 모습 보여줬나

 

수도권의 관광은 장단점이 극명하다. 인바운드 관광(inbound travel) 관점에서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해외관광객의 대부분은 서울을 주요 목적지로 하고 있다. 이는 인근 도시 확산 효과(spread effect)로 이어져 경기도와 인천을 방문할 수 있는 확률이 높고, 실제 각종 통계치로 증명되고 있다.

인트라바운드 관광(intrabound travel, 내국인의 국내관광을 뜻하는 신조어) 관점에서 우리나라 인구의 50%가 집중된 수도권은 이동시간과 비용이 타지역방문보다 적어 지역간 관광객의 유출과 유입이 많을 수밖에 없다. 수도권 관광의 큰 장점이다. 이에 반해 서울을 제외한 인천, 경기도의 관광지의 대표적인 단점은 주간 중심이며 체류시간이 짧아 체류형보다는 경유형 관광형태를 보인다는 점이다.

최근 관광성과를 판단하는 지표의 경우 단순 관광객수 보다는 관광객이 지역에 미치는 부가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늘려 숙박관광과 연계하고 이를 통해 부가가치를 증대하는 사업이 꼭 필요하였다.

2018 문화유적지 관광활성화 사업은 경기도의 내재된 관광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되었다. 특히 야간, 밤이라는 소재는 현재의 관광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마케팅 소구점이었다.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야간 통행금지라는 제도가 있었다. 밤은 통행과 영업이 금지되는 금기의 영역이었으나, 최근에는 젊은이들의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불금(불타는 금요일)이다. 관광도 밤을 선호한다. 밤을 통한 체류시간 증대와 체류형 관광은 숙박, 먹거리 등과 연계하여 관광수입을 증대시키며, 경제적 확산과정을 거쳐 생산, 소득, 고용 유발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본 사업은 올 초 경기도 공모사업으로 진행되어 수원시와 고양시가 선정되었다. 야간과 밤이라는 소재 특성상 문화재청 공모사업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분명한 차이가 있다. 문화재 야행(夜行)은 거점 문화재를 중심으로 야간관람과 박물관 등 주변의 문화시설과 연계하고 역사 체험프로그램, 무형문화재 등 공연과 시연프로그램으로 진행된, 8夜(夜景, 夜路, 野史, 夜話, 夜設, 夜食, 夜市, 野宿)를 중심으로 밤에 행하는 행사성의 야간문화 향유 프로그램이다. 문화재 활용측면에서 패러다임을 전환한 좋은 프로그램으로 관광형태로 분류하면 패키지 관광으로 비유될 수 있다.

이에 반해 경기도 사업은 문화유적지에 빛과 조명, 영상 등 특수기법을 활용하여 야간 관광매력을 제공했다. 행사성, 총괄적이기보다는 8夜 중 야로(夜路)을 집중적으로 특화하여 개발하는 특수목적관광(SIT: Special Interesting Travel)으로 비유할 수 있다. 또 다른 관점에서 문화재청 야행사업과 비교하면 상설 야간관광 활성화로 전환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수도권, 특히 경기도의 야간관광 활성화는 단순 관광객수 유치보다는 관광객의 방문에 따른 부가가치를 보다 중요시하는 관점에서 추진되었다. 또한 관광객을 주간중심에서 야간까지 확장하여 체류시간을 연장하고, 숙박수요 증가로 연계하여 거점형 또는 체류형 관광지 발전으로의 초석을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서울의 북창동 등은 오버투어리즘(over tourism, 과잉관광)으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 등의 주민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원인은 관광객의 집중 때문이다. 이런 흐름은 경기도로 확장될 것이다. 행사성 집중보다 언제나 방문하면 볼 수 있는 상설 야간관광 활성화는 관광객의 집중을 분산시키는 역할로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관광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지역 관광지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수원시뿐만 아니라 고양시에서도 그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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